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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안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식약처 축산물 안전 뒷전

18개월간 해썹 평가인증 2323개 업체 중 기준 미달 인증 취소 0건
평가에서 60% 미만 인증 취소하는데, 대다수 항목 점수화 불가능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10-08 06:00 송고 | 2015-10-08 14:20 최종수정
식품의약품안전처./© News1 장수영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News1 장수영기자
축산물의 위생·관리 시스템을 평가하는 해썹(HACCP,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18개월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썹 정기평가를 받은 2323개 축산물 업체 중 평가 기준 미달에 따른 인증 취소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에는 퇴출이 어려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대책을 발표 후 시행해온 것도 확인됐다.

7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축산물 HACCP 인증업체 정기평가 실시현황(2014~2015. 6)'을 분석한 결과다.

정기평가 현황을 보면 지난해 1588개 축산물 해썹 인증업체 중 적합 1448개, 부적합은 140개였다. 평가 점수가 60% 미만으로 인증 취소에 해당하는 업체가 전혀 없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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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735개 업체가 정기평가를 받았고, 이 중 683개 적합, 52개 업체는 부적합으로 분류됐다. 인증 취소 업체는 역시 한 곳도 없었다.
식약처가 연 1회 실시하는 해썹 정기평가는 작업장 위생 항목이 포함된 선행요건 관리와 제품 공정상의 위해요소를 파악하는 관리 등 총 2개 분야로 나뉜다.

이 중 축산물은 첫 번째 평가에서 70%, 이후에는 85% 이상이어야 적합 업체가 된다. 평가에서 60% 미만을 받으면 인증이 취소된다. 

부적합 평가를 받은 192개 업체 중 실제로 인증이 취소된 업체는 2개였는데, 정기평가를 통해 퇴출된 사례는 아니었다.

◇ 0/X 평가로 기준 미달 업체 퇴출 어려운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

문제는 해썹 정기평가를 받는 축산물 13개 업종 중 식육포장처리업, 축산물보관업 같은 10개 업종은 최근까지 점수제가 아닌 0/X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18개월 동안 정기평가를 받은 축산물 업체의 77%인 1878개 업체가 O/X로 평가를 받아 점수로 인증 취소를 가려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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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식약처는 지난 8월 18일 해썹 인증업체가 위생안전 조항을 지키지 않거나 정기평가에서 60점 미만 점수를 받으면 즉시 인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

해썹 인증 업체들의 점수를 가려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늬만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해온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 부랴부랴 점수제 등을 도입하는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 개정안'을 고시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를 앞두고 면피성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해썹 정기평가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송학식품은 지정평가에서 완제품 창고의 문이 완벽히 밀폐되지 않아 해충 유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후 이뤄진 정기평가에서도 동일한 지적을 받았다. 평가 후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최동익 의원은 "식약처는 점수로 인증 취소를 가려내지 못하는 해썹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대책인양 발표하고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8일 종합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긴급히 고시를 개정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점수를 매기기 위한 형식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자치단체 수거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처분을 해썹 인증과 연계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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