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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농가를 찾아서-전남]토종 한약재 자존심 지키는 장인정신

순천 동부생약영농조합 홍재희 대표

(순천=뉴스1) 서순규 기자 | 2015-10-02 08:00 송고 | 2015-10-06 17:47 최종수정
편집자주 '농업의 위기'는 새삼스럽지않다. 쌀 관세화와 한중 FTA 등 뚫고나가야 할 난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시급하다. 과연 대한민국 농업은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우리 농민 특유의 근면성에 ICT, 6차산업, 해외시장과의 접목 등을 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뉴스1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함께 한국농업의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미래형 농가'를 선정했다. 전국 지역별로9차례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동부생약영농조합 홍재희 대표가 순천시에 있는 유통센터에서 약재와 약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동부생약영농조합 홍재희 대표가 순천시에 있는 유통센터에서 약재와 약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성공 포인트
1. 농가 생산물 전량 매입해 수익 안정화
2. ‘100% 국산’, 소비자 믿음 이끌어
3. 미래를 바라보는 친환경 재배농법 고수     

전남 순천과 그 인근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한약재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국내 한약재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지만, 그나마 전남 동부권이 국내산의 명맥을 잇고 있다. 특히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같은 고문헌에는 천문동, 맥문동, 전호, 원지, 백복령, 위령선, 전호, 고본 등을 이 지역에서 생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전통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일부 품목에서는 여전히 전국적 우위를 바탕으로 화려했던 과거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중국산 홍수 속, 순천이 약용식물 재배지로서 명맥을 유지하며 부활의 꿈을 키우는 중심에 ‘동부생약 영농조합’(www.국산한약.kr) 홍재희(62) 대표가 있다. 순천시 해룡면에 위치한 동부생약 영농조합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입석이 눈에 띈다. 동부영농 생약조합은 홍 대표를 비롯한 조합이사 5명, 조합원 45명, 약초 계약재배 50여 명 등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생약조합에서는 약초 재배뿐 아니라 수집, 가공, 유통 등을 포함한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원료 생산 및 수집에서 나아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놓은 것이다. 일차적으로 순천을 비롯한 여수,광양,고흥,보성 등지의 농가들이 재배 생산한 한약재를 전량 매입해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생약조합의 산파역을 맡은 홍 대표는 순천 중앙시장에서 약초 도매상을 30여 년째 해왔다. 사단법인 한국생약협회 전남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중국산 홍수에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의 생약 재배시장을 지켜가고 있는 파수꾼이다. 2000년부터 약초 재배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중국산에 의해 설 땅을 잃어가는 토종 약재를 지켜내고 지역민들의 소득원이 되길 바라왔다. 이 목표를 위해 2006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결과적으로 법인에서는 계약재배를 통한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농가에서는 판로 확보를 통한 지속적인 수입원을 확실하게 보증하는 ‘윈윈’ 효과를 낳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적하수오를 대량 발아시키는 기술 개발에 성공해 대단위 재배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순천시 해룡면 대안리 부지 1700여 평에 3층짜리 유통판매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에서는 한약재 전시뿐 아니라 적하수오 등으로 제조한 건강보조식품 '별의별 적하수오' 등 5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유통센터는 2010년 3억 원, 2011년 4억8000만 원, 2012년 7억8000만 원, 2013년 10억 원, 2014년 12억 원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예상 판매액은 15억 원 정도다.
동부생약영농조합 유통센터에는 400여가지의 약초와 약재가 있다.© News1
동부생약영농조합 유통센터에는 400여가지의 약초와 약재가 있다.© News1

이런 성과를 낸 바탕에는 홍 대표만의 철학이 있다. 그는 무엇보다 신의를 첫손에 꼽는다. 그 때문인지 업계에서는 동부생약 영농조합이 취급하는 제품은 무조건 100% 국산으로 믿는다. “설령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저희한테 주문이 들어오죠. 왜냐하면, 확실하니까요.”

또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친환경 재배를 고수한다. 무엇보다 좋은 약재를 사용해야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비닐과 구직포를 씌우지 않으면 풀 뽑느라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비닐과 구직포를 씌우는 것은 일년생은 조금 힘들지만 적하수오 같은 4년생 약초는 훨씬 경제적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마라톤식 경영으로 멀리 미래를 바라보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한민국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장인정신을 갖고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80% 이상 될 수 있는 물건을 만들 겁니다. 현재도 재구매율이 60~70% 정도 되고요.”

홍 대표는 자신만의 노하우로 성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동부생약 영농조합을 지역민과 함께 성장시키고 싶다는 게 또 하나의 목표다. 한약재 생산, 수집, 제조, 유통 시스템을 통해 모두가 잘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멋진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미래형 농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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