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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농가를 찾아서-충남]‘한돈의 미래’ 책임지는 인공수정산업 지킴이

논산 중부지앤비 정관석 대표

(논산=뉴스1) 허수진 기자 | 2015-09-28 07:30 송고 | 2015-10-06 17:43 최종수정
편집자주 '농업의 위기'는 새삼스럽지않다. 쌀 관세화와 한중 FTA 등 뚫고나가야 할 난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시급하다. 과연 대한민국 농업은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우리 농민 특유의 근면성에 ICT, 6차산업, 해외시장과의 접목 등을 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뉴스1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함께 한국농업의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미래형 농가'를 선정했다. 전국 지역별로9차례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자리잡은 중부지앤비 전경. © News1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자리잡은 중부지앤비 전경. © News1

◇성공 포인트
1. 돼지 인공수정산업(AI센터) 입지를 지키겠다는 사명감
2. 고품질 유전자를 보유한 수퇘지 확보 및 관리
3. 지속적인 기술 연구 및 투자   

“AI 센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죠? 조류 인플루엔자 아니에요.”
‘중부지앤비’ 정관석 대표는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며 돼지 정액이 담긴 ‘레토르트 파우치’를 보여줬다. AI(Artificial Insemination)센터는 수퇘지로부터 채취한 정액을 화학처리 및 패키징 작업을 거쳐 일반 종돈농가에 보급하는 곳이다.

자연 교배시키면 수퇘지의 능력은 일회성으로 끝난다. 유전적으로 균일하지도 않다. 그러나 인공수정 기술을 통해 질 좋은 유전자를 암퇘지에 확실하고 빠르게 넘겨주는 것이 가능해졌다. 유전적으로 우수하고 균일성 있는 돼지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정 대표가 내보인 100㎖ 용량의 파우치에는 30억 마리 정자가 들어있고 1두의 암퇘지에 2팩이 주입된다. 나선형 타입의 기다란 주입기에 끼워서 암퇘지에 주입하면 된다.

AI센터는 충남 홍성, 논산 2곳에 있다. 홍성센터는 홍성, 예산, 아산, 경기도 일대 등 150군데 농가에, 논산센터는 논산, 공주, 부여, 경상도 일원, 전남 등 180군데 농가에 정액을 공급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수퇘지는 홍성에 150두, 논산에 100두이다.
현재 일반 업체들은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 수정 매뉴얼에 따르기 때문에 제조기술은 대동소이하다. 그래서 얼마나 좋은 유전자의 고품질 수퇘지를 확보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정액을 희석하는 희석제 개발도 멈추지 않는다.

처음 정 대표는 일본 음식점에서 고급 돼지 요리를 맛보고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어디서 갖고 왔나”는 의문을 품고 역으로 찾아 들어갔다. 그때 후지 AI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1000만 엔짜리 수퇘지의 새끼 20마리를 한 마리당 우리 돈 700만 원씩을 주고 사왔다. 국내 돼지는 2년이면 수명이 다하는데 2년 이상도 거뜬했다. 질 좋은 유전자를 국내 농가에 많이 보급하게 된 계기였다.

정 대표는 희석제 분야를 연구하는 박동원 박사가 만든 희석제를 OEM 방식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정자 활력도가 높게 나타나는 등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정 대표는 “원료 자체는 외국에서 사오더라도 희석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지금 이 친구가 계속 매진할 수 있게끔 주변 업체들에 소개도 많이 시켜준다”고 말했다.

AI센터는 충남 홍성, 논산 2곳에 있다. 홍성센터는 홍성, 예산, 아산, 경기도 일대 등 150군데 농가에, 논산센터는 논산, 공주, 부여, 경상도 일원, 전남 등 180군데 농가에 정액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제조실 전경. © News1
AI센터는 충남 홍성, 논산 2곳에 있다. 홍성센터는 홍성, 예산, 아산, 경기도 일대 등 150군데 농가에, 논산센터는 논산, 공주, 부여, 경상도 일원, 전남 등 180군데 농가에 정액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제조실 전경. © News1

목표는 인공수정 산업 입지가 무너지지 않도록 이 현장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경유 1ℓ 가격은 1995년도 214원에서 현재 1400원대로 올랐다. 그러나 정액 2팩(1두분)은 1만9000원에서 오히려 1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모든 직간접 재료비는 상승한 반면에 자체 가격은 내려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종돈 전문 대기업들이 정액을 종돈·사료에 끼워 팔고 있기 때문에 민간 AI센터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째 됐을 때 고민은 '한돈의 미래'였다. 당시 열린 10주년 및 HACCP(해썹)인증 기념식에서 "홍성·논산 두 곳 모두는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한 곳은 꼭 자식 세대까지 물려서 보존하겠다"고 직원들과 약속했다.

정 대표는 “미국은 암수 분리 생산이 가능하고 일본은 샤브샤브를 해먹을 수 있을 정도의 고급육이 많다”며 “우리나라 돼지가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우에 대한 지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잘 되고 있다”며 “국가가 한돈 지원까지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래형 농가를 찾아서]


neve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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