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기자의 눈]이 판국에 원정시위? 현대重노조의 '무리수'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5-09-17 16:27 송고 | 2015-09-17 17:29 최종수정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위치한 스위스 취리히 원정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회사가 추석 전에 노조에서 요구하는 임금인상안을 제시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의사가 없다. 7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 임금을 올릴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적자 수렁에 빠진 회사는 주머니를 털어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해줄 생각이 없고, 노조 역시 주머니를 틀어쥔 채 위기는 우리 탓이 아니라고 외면중이다.
노조는 임금협상을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특단의 카드를 꺼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겨냥하기로 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회사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긴지 오래다. 현대중공업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지만 '사측'이라고 하기 어렵다.

현재 정 이사장은 FIFA 회장이 되기 위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10월 18~24일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국제축구연맹(FIFA)본부를 방문해 정몽준 이사장의 낙선운동을 벌인다. 정 이사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현지 노조와의 기자회견과 FIFA 윤리위원회 의장 면담 등 구체적인 일정도 잡았다.

노조는 최대주주를 이용해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스위스 원정시위는 사측을 향한 '협박'으로 읽힌다. 명분도 실익도 없어 보인다. 해외까지 나가서 정 이사장을 망신준다 해도 노조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싶다. 오히려 사측과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이다. 국제적 망신이라는 대내외 비난여론도 거세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원정시위는 '귀족노조'라는 사회적 반감만 더욱 키우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 1조1037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노조는 12만7560원(기본급 대비 6.77%, 호봉 승급분 별도)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야심차게 꺼내든 '원정시위' 카드로 되레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seei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