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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손숙 "배우는 어렵지만 관객은 재미있을 것"…연극 '키 큰 세여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5-09-15 11:39 송고 | 2015-09-15 16:27 최종수정
 
 

"배우에겐 (연기하기) 어렵지만 관객들은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배우 박정자(73)와 손숙(71)은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극단 연습실에 가진 연극 '키 큰 세 여자'(연출 이병훈)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작품에 소홀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열심히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정자는 "50년 넘게 연극을 하는 동안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사법고시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본 속에 숨은 복병이 많아 연기 하기에는 너무 어려웠지만, 관객에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라 약이 오를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생을 사는데 몇 개의 산과 강을 넘아야 하는데 이번에 또 하나의 큰 산을 넘는다"고 했다.

손숙은 "오랜만에 박정자 선생님이랑 함께 하니까 좋다"며 "박 선생께서 대사를 이미 다 외우며 열심히 하시니 안 따라 갈수가 없어 미친 듯이 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연기하기 어렵지 작품이 어렵진 않다"며 "보기에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키 큰 세 여자'는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의 가을마당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10월 3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에드워드 올비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서로의 과거이자 미래인 세 여인이 만나 첫사랑에서부터 결혼, 자식과의 절연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했던 한 여자의 인생을 매우 인간적인 방식으로 돌아본다.

박정자와 손숙이 2008년 '침향' 이후 7년 만에 한 무대에 서는 이번 작품은 고집세고 까다로운 한 여자의 인생을 재치 있게 그려낸다. 박정자는 죽음을 앞두고 알츠하이머 증세로 기억을 잃어가는 90대 할머니 A를, 손숙은 A의 변덕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50대 간병인 B 역할을 맡아 중년의 불안함과 담담함을 보여준다. 당돌한 20대 C는 국립극단 시즌단원 김수연이 연기한다.
이 작품은 국립극단이 표방하는 ‘배우중심’ 연극의 첫 번째 작품으로 진정한 배우예술로서의 무대를 선보인다. 세련된 무대미학을 추구하는 이병훈 연출을 만나 강렬한 카리스마의 박정자와 냉정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배우 손숙이 명불허전 연기대결을 펼친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연극은 배우 중심의 예술"이라며 "어떤 배우가 배우 중심 연극을 시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박정자 선생과 손숙 선생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이 표방하는 '배우 중심의 연극'이란 원칙에서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되는 작품"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병훈 연출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배우가 흔하지 않다"며 "좋은 배우가 나오니 연출이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올비라는 작가가 다루는 주제는 죽음이라든가 우울한 이야기인데, 굉장히 재미있게 유머스럽게 표현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 연극은 나이든 세대를 위한 작품은 아니고, 전 세대의 시점으로 인생을 입체적으로 보는 연극"이라고 덧붙였다. 2만~5만원. 10월 25일까지.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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