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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를리가 아니다"…숨진 '3살 난민' 조롱에 비난 봇물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5-09-15 11:08 송고 | 2015-09-16 17:47 최종수정
(출처=트위터) © 뉴스1
(출처=트위터) © 뉴스1


시리아 난민 소년을 희화화한 만평을 실은 프랑스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엡도에 대한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지고 있다.
인도의 한 방송사는 14일(현지시간) "올초 우리가 함께 해준 샤를리엡도가 아니다"며 1월 샤를리엡도 테러 직후 전세계에 일었던 '나는 샤를리다' 운동에 빗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고 비판했다.

모로코 월드뉴스는 "언론의 자유 뒤에 숨은 샤를리엡도"라고 질타했다.

샤를리엡도는 이날 나온 최신호에서 이슬람국가(IS)와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피난길에 올랐다 숨진 세 살배기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를 소재로 유럽의 난민사태를 풍자한 만평 2편을 게재했다. 

만평에는 물위를 걷는 예수와 물속에 고꾸라져 다리만 내놓은 아이의 모습을 함께 그리고 "유럽이 기독교라는 증거: 기독교인은 물 위를 걷지만 무슬림 아이들은 가라앉는다"고 적었다.
(출처=트위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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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만평에는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져있는 어린 소년의 그림과 함께 "목표에 거의 다왔는가"라는 문구가 실렸다.

그 옆으로는 "하나 가격으로 두 개의 어린이 메뉴를"이라는 맥도날드 광고가 그려져 있다.

마치 쿠르디가 햄버거를 먹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도 만평 내용에 반발하는 의견이 쉼없이 올라오고 있다.

샤를리엡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천박하고 역겹다"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인류애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냐"는 지적이 잇달았다.

이 가운데 영국 흑인변호사회의 피터 허버트 회장은 샤를리엡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버트는 샤를리엡도는 전적으로 인종차별적, 외국인 혐오적이며 프랑스의 도덕적 쇠퇴를 상징하는 이념적으로 결핍된 언론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 증오범죄 및 박해를 선동한 혐의로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쿠르디는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던 중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전 세계적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쿠르디가 해변에 얼굴을 파묻은 채 숨져있는 사진 한 장은 전 세계에 난민 위기의 실상을 알리며 유럽 주요국가들이 난민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계기가 됐다.

샤를리엡도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의 만평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에는 이에 반발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파리의 샤를리엡도 건물에서 테러를 벌여 12명이 숨졌다.

테러 직후 전세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나는 샤를리다' 운동이 번지는 등 샤를리엡도는 언론 자유의 상징으로 올라섰지만 이번 만평은 적정선을 지나치게 넘어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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