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해외축구] 심리문제 뒤 숨겨진 손흥민의 해결과제, 체력보강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5-09-14 15:07 송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력 보강이 필수다. © AFP=News1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력 보강이 필수다. © AFP=News1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진했던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 62분이라는 시간과 함께 마무리됐다. 후반 16분 교체 아웃됐던 출전 시간부터 다소 소극적이고 조금은 어색했던 경기 내용까지 모든 것이 조금씩은 미련이 남았다.

손흥민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일단 '심리적인 면'과 관련 있어보였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적잖은 경험을 쌓았으나 손흥민은 아직 1992년생 어린 선수다. 400억원이라는 높은 이적료에 대한 책임감과 국내외의 많은 시선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뛴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단순히 팀을 옮기는 수준의 이적이 아니라 리그 자체를 바꾸는 큰 변화였다.
부담스러운 조건 속에서 첫 발을 내딛던 손흥민의 플레이에는 경직됨이 엿보였다. 압박감에 눌려 패스의 정확성은 떨어졌고 드리블 돌파는 과감함이 결여됐다. 슈팅 빈도 자체가 부족했고 그나마 시도했던 슈팅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해맑은 웃음과 함께 늘 당당하던 손흥민도 '첫 단추'는 부담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당연히 예상됐던 난관이고 스스로 극복해야할 일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하면 앞으로도 고전할 공산이 크다. 숙제는 심리적인 문제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동료들과의 호흡, 맞지 않는 옷 같던 전술적 부조화 그리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 외에도 손흥민이 염두에 두어야할 점이 바로 체력보강이다. 심리문제에 가려져 있으나 체력적인 문제도 느껴진 데뷔전이었다.

지난 13일 선덜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토트넘은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시즌 개막 후 4경기(3무1패)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절박한 상황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모든 공격수들에게 강력한 프레싱을 요구했다. 케인의 뒤를 받치던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도 적극적이었다. 자연스레 공수 전환이 쉼 없이 맞물려 돌아갔다.
공격을 진행하다 끊기면 곧바로 수비에 가담해야했고 그러다 다시 공을 빼앗으면 이내 공격방향으로 나가야했다. 체력소모가 클 수밖에 없던 운영이다. 앞으로 포체티노 감독이 선덜랜드전과 똑같은 강력한 전방 압박을 펼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소화하는 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손흥민은 머리에 담아야한다.

손흥민은 후반전 들어 정적인 움직임이 자주 노출됐다. 다소 어슬렁거린다는 인상도 받았다. 겹치는 동선을 포함, 동료들과의 호흡 불일치 때문에 겉돌았던 것인지 아니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인지는 당장 파악하기 어렵다. 어쨌든 손흥민은 후반 16분 교체아웃됐다.

체력과 체격 보강은 앞서 EPL의 문을 두드렸던 선배들이 전하는 충고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힘들어도 한 발 더 뛰기 위해 맨유 진출 초기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해 몰라볼 정도로 커진 상체를 만들었다. 기본 하드웨어가 떨어지는 동양 선수가 맨유라는 매머드 클럽에서 롱런할 수 있었던 배경이고 '두 개의 심장'이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었던 힘이다. 타고난 면도 있으나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이청용 역시 힘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섭취했다고 알려진다. 뭘 먹어도 좀처럼 살이 붙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부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절박한 보강이었다.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데뷔전을 떠올리며 손흥민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수비를 전혀 안 해도, 공격적으로 정말 뛰어나면 뭐라 그럴 사람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흥민이에게 수비를 보완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충분히 자신의 공격적인 기량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 행사에서 박지성이 손흥민을 향해 던진 덕담이다. 충고이기도 하다. A급 공격수가 아니라면 수비 가담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수비를 안 해도 될 정도의 공격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도, 수비와 공격을 쉼 없이 넘나들기 위해서도 체력과 체격 보강은 필수다.


lastuncl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