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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롯데, 회장의 국적 해명할 때 아니다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9-14 07:20 송고
 


"신동빈 회장은 한번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적 없다."
롯데가 신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대한 대비에 여념이 없다.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의원들의 질문에 대비할 문서를 작성했다. 해당 문서에는 최근 국적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신 회장이 한번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적 없다', '롯데의 외국인 배당 비율은 다른 기업에 비해 적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분명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총수 일가들의 일본어 대화, 한국말을 못하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어눌한 말투의 신동빈 회장 등의 모습이 부각됐다. 이에 "롯데 총수 일가는 일본인들"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롯데 자체의 국적논란을 더 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 국적 논란'의 본질은 신씨 일가의 국적 문제가 아니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통해 결판이 났다. 다시 말하면 한국 롯데그룹의 운명이 일본 기업에 달려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곳이 일본의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롯데의 국적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배당 비율 역시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롯데는 삼성전자, 신한금융지주, SK텔레콤 등 다른 기업까지 끌어와서 자신들이 외국인 주주에게 하는 배당은 많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롯데로부터 배당을 받아가는 일본인 주주는 지배주주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신한금융지주 등을 외국 회사라고 하지 않지만, 롯데에 대해서는 국적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가 준비한 대응 문서를 보면 과거 모습에 대한 여론의 오해를 해명하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롯데의 모습을 보여줄지다.

'국적논란'에 있어서도 신 회장의 국적을 밝히는 것보다 신 회장이 약속한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어떻게 낮출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17일로 예정된 국정감사는 롯데의 과거 추궁과 해명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한국 기업으로의 롯데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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