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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 수호자’ 간송 전형필 가옥 개관

역사·건축적 가치 높은 국가문화재…주민 문화프로그램도 진행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5-09-11 16:19 송고
11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간송 전형필 가옥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왼쪽 네번째), 전영우 간송미술관장(세번째) 등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2015.9.11© News1
11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간송 전형필 가옥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왼쪽 네번째), 전영우 간송미술관장(세번째) 등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2015.9.11© News1
조선말 40대 부호 중 하나로 꼽히는 부잣집의 상속자로서 전 재산을 일제강점기 민족문화재 보호에 바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유일한 가옥이 새단장을 마치고 공개됐다.

11일 도봉구 방학동 전형필 가옥에서 열린 개관식에서는 전영우 간송미술관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이동진 도봉구청장 등 200여명의 주민들이 간송의 '문화보국'(文化保國) 정신을 되새겼다.
도봉구가 7억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보수한 전형필 가옥은 조선시대 고찰 원통사로 이어지는 둘레길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잔디밭으로 이뤄진 구릉 위에는 간송과 양아버지 전명기(1870~1919)의 묘소가 가옥 뜰을 내려다보고 있다.  인근 농장과 경기북부, 황해도에서 오는 소출 관리를 위해 쓰이던 이 곳은 부친의 별세 후에는 간송이 제를 지내기 위해 머물렀다.

종로의 본가가 1962년 철거돼 간송의 자취가 남아있는 유일한 가옥일 뿐아니라 건축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2012년에는 도봉구와 유족이 추진해 등록문화재 제521호로 등재되기도 했다.

전형필 가옥이 문화재가 되고 새단장해 도봉구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선보인 데는 5년전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우연한 산행길이 계기가 됐다.
주민들과 원통사로 가는 둘레길을 오르던 이 구청장앞에 이름없는 한옥 한 채가 눈에 띄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돼 보였지만 조용히 내뿜는 기품에 발길을 멈춰섰다. 주변의 아무도 그 한옥의 주인을 알지 못했다. 수소문해보니 바로 간송의 가옥이었다.

이후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과 보수공사 지원을 요청했다. 공사비의 절반인 3억7000만원이 국비로 책정됐다. 보통 수년까지도 걸리는 관례에 견줘 요청한 해 바로 추경예산에 반영돼 간송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뒷이야기다.

이동진 구청장은 "민족혼을 지킨 간송 선생의 유일한 고택을 국가와 지자체가 그동안 방치해놓고 있었다는 게 정말 부끄러웠다"며 "민족문화의 수호자이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간송의 정신이 역사의 교훈으로 생생히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10월까지 '도봉생생(生生), 간송과 이야기 나누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형필 가옥을 비롯해 인근의 정의공주묘, 연산군묘, 방학동 은행나무, 원담샘공원, 김수영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둘러보는 '도봉 역사문화길 탐방',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탐방 프로그램 '찾아가는 간송미술관' 등이 마련됐다.


neve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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