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축구]없었나? 못 찾았나?…슈틸리케의 '혜안'은 달랐다

이정협·김진현·이재성·권창훈 등 뉴페이스 발굴…해외파 제치고 주전 도약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5-09-09 14:39 송고 | 2015-09-09 15:30 최종수정
8일 오후(현지시각)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권창훈 선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2015.9.8/뉴스1 © News1 (사이다(레바논)=뉴스1) 박세연 기자
8일 오후(현지시각)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에서 후반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권창훈 선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2015.9.8/뉴스1 © News1 (사이다(레바논)=뉴스1) 박세연 기자

지난해 여름 한국 축구는 홍역을 앓았다. 기대가 컸던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경기 내용과 2무1패라는 혹독한 결과를 받아들고 초라하게 귀국했다. 대표팀이 들어오던 날 공항에서는 선수들을 향해 '호박엿'이 날아드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은 머잖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회후 대한축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맡겼다.  2014년 9월의 일이었다. 그해 10월 파라과이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오전 3-0 승리로 끝난 레바논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20번째 A매치를 소화했다.
전체적으로 14승3무3패라는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으며 1월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과 8월 동아시안컵 우승 등 결실도 맺었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도 3연승 중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순항하고 있는 슈틸리케호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미래를 맡긴 것에 부합하는 새로운 얼굴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는 게 더 반갑다.

이전까지의 대표팀이 어느 정도 고정적인 얼굴로 운영됐던 것과 달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에는 적잖은 뉴 페이스들이 발굴됐으며 또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역시 '군데렐라' 이정협이다. 대표팀 초짜는 물론이거니와 K리그 팬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2부리거(챌린지)가 어느새 대표팀 붙박이가 됐다. '원톱 부재'라는 고질병 속에서 슈틸리케가 택한 예상외 카드였는데, 기막힌 한 수가 되고 있다.

이정협은 K리그 챌린지 경기 도중 나온 불의의 안면부 복합 골절로 9월 2연전은 출전하지 못했다. 상승세에서 나온 안타까운 날벼락이었는데, 없는 상황에서도 존재감이 빛났다. 석현준과 황의조가 이정협을 대신해 전방을 지켰으나 공히 만족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부상만 회복된다면 이정협의 재승선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최후방에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지금껏 한국 대표팀의 수문장 자리는 정성룡과 김승규 투톱 체제였다. 여기에 이범영 정도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No.1 골키퍼는 김진현이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12년 5월 스페인과의 평가전때 골문을 지킨 것이 유일한 A매치였던 김진현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후 두둑한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김승규를 제치고 5경기에 출전하면서 입지를 단단히 했다. 비록 J리그에서 다친 부상으로 9월 2연전은 함께 하지 못했으나 지금 골키퍼 경쟁에서 가장 앞선 이는 김진현이다.

미드필더 진영에도 진주들이 발굴됐다. 먼저 전북의 이재성이다. 지난 3월 A매치에 데뷔한 이재성은 프로 2년차 답지 않은 노련하고 과감한 움직임으로 해외파 중심이던 2선 공격수 구도를 뒤흔들었다. 8월초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사실상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다녀온 뒤 소속팀에서 기량이 급성장하는 선수가 있는데, 이재성이 좋은 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비슷한 예가 또 나오고 있다. 주인공은 권창훈이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던 권창훈은 9월 2연전에 다시 호출됐다. 단순한 합류가 아니었다. 3일 라오스전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8-0 대승을 이끌었다. 레바논전에 또 뛰었다. 구자철과 박주호가 합류하면서 기회가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권창훈은 이번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경기 연속 골의 주인공이 되면서 주가를 드높였다.

이정협을 비롯해 김진현과 이재성, 권창훈 모두 이전까지는 대표팀과 거리가 있었던 인물이다. 대표팀과의 거리를 떠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지도 자체가 떨어졌던 신예들이다. 그런데 확 달라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캐낸 보석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슈틸리케의 특별한 혜안이 축구대표팀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lastuncl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