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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의문 3가지…승선자명부 공개 왜 안하나

최초 수색지역과 생존자 발견지역 어긋나
승선인원 오락가락…끊긴 항적신호 무시

(제주=뉴스1) 현봉철 기자 | 2015-09-08 18:50 송고 | 2015-09-09 08:06 최종수정
돌고래호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 사흘째인 7일 해양경찰이 추자도 연안에서 돌고래호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2015.9.7/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 5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남 해남 선적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가 전복됐다. 8일로 나흘째가 됐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3명이 구조되고 10명이 사망, 8명이 실종(추정)됐다.

해경이 실종자 수색에 주력하는 한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전복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승선인원, 초기 수색지역과 반대방향에서 생존자들이 발견된 경위 등에 대한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

▲승선인원 확인 안되나=해경은 돌고래호가 통신이 두절돼 수색에 나선 지난 5일 오후  승선인원을 22명으로 파악했다.

이는 돌고래호가 입출항신고시 제출한 승선자명부에 근거한 것으로 해경은 확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승선자 명부가 엉터리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해경 조사 결과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전 2시께 전남 해남군 남성항을 출항하면서 22명이 기재된 승선자 명부를 전남 해남 땅끝마을센터 부평출장소 관할의 부평선박입출항대행신고소에 제출하고 출항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4명이 배에 타지 않고 18명만이 승선한 것으로 해경 조사 결과 확인됐다.

돌고래호는 5일 오후 7시에 하추자도 신양항을 출항하면서 해남에 제출했던 승선자 명부를 그대로 제출했지만 해경 조사 결과 명부에 없던 3명이 추가로 승선해 실제 승선 인원은 21명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해남과 추자도 현지 조사를 통해 실제 승선 인원을 21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정확한 승선자 명부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해경은 승선 인원에 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공개가 힘들고 정확한 승선 인원을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승선인원과 승선자 명단을 놓고 해경의 책임론이 불거졌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초 수색지역과 생존자 발견 지점이 다른 이유는=제주해경은 5일 오후 9시 3분 사고 신고를 접수받은 뒤 함정 2척을 사고현장에 급파하고 추가적으로 목포와 완도해경 소속 함정 27척을 급파했다.

오후 10시 40분을 전후해 현장에 도착한 해경 함정 4척이 신호 소멸위치와 항로를 따라 수색하다가 오후 11시 국립해양조사원에 표류예측시스템을 이용한 예상위치 자료를 요청, 다음날인 6일 오전 1시 30분 결과를 통보받아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추자도 근해를 9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에 나섰지만 전복된 돌고래호를 찾지 못했다.

결국 전복된 돌고래호와 생존자 3명은 조업하러 나가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는데 구조 장소는 해경이 수색에 중점을 두던 추자도 북동쪽이 아니라 추자도 남서쪽이었다.

해경 수색이 엉뚱한 지역에 수색을 집중하던 사이 승선객들을 구출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흘러간 셈이다.

이에 대해 해경은 자신들이 믿을 수 있는 과학장비인 표류예측시스템에 따라 수색에 나섰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예측이 실패하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항적신호 끊겼는데 사고 예측 못한 이유는=전복사고가 발생한 돌고래호에는 조난 선박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보급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가 부착돼 있다.

브이패스에는 조난신고버튼이 설치돼 있어 이를 누르거나 브이패스 자체가 선박에서 떨어질 경우 해경 상황실에 선박 이름과 선박 조난 위치가 동시에 뜬다.

해경 조사 결과 돌고래호의 V-PASS 신호는 사고 발생 1시간여 전인 5일 오후 7시 38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 해상에서 완전히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상추자도 해경출장소가 돌고래의 항적신호가 끊긴 것을 확인한 시각이 5일 오후 8시 25분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경이 전화기만 붙들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재난을 직감하고 사고해역 출동과 구조에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낚시어선들이 브이패스를 끄거나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기상상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브이패스 항적신호가 끊겼다는 사실은 재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해경의 안이한 대응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함께 선박이 전복될 위기에 처한 순간 왜 브이패스에 달린 조난신고버튼을 누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경 관계자는 “브이패스는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자동 입출항신고가 이뤄지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라며 “이번 사고때는 브이패스로 접수된 조난신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h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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