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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동물 공통감염병 매년 급증…5년간 국내 902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브루셀라증-일본뇌염 순…유발 바이러스 규명 1%에 불과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5-09-04 14:11 송고 | 2015-09-04 16:51 최종수정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주차장 옥상에 설치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임시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News1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주차장 옥상에 설치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임시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News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사람과 동물간에 병원균이 전파되는 인수공통 감염병 발병이 매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와 고양이 등을 기르는 인구 1000만명 시대, 급증하고 있는 반려동물로 인한 감염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질병관리본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은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 8월말까지 지난 5년 동안 보건당국에 신고된 인수공통감염병은 총 902건이다.

특히 지난 2011년 101건, 2012년 105건, 2013년 102건으로 답보상태를 보이던 감염병 신고건수가 지난해에는 165건, 올해 8월 말 현재 303건으로 2년새 급증했다.

가장 많이 보고된 감염병은 멸균이 되지 않은 우유나 균에 오염된 야채 및 햄버거 등을 먹은 이후 발병하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418건)이었다.
이어 올해 국내에 큰 피해를 준 '메르스'(186건), 소·돼지·양 등에 의해 감염되는 '브루셀라증'(129건), 작은빨간집모기에 의한 '일본뇌염'(90건), 진드기 등에 의한 '큐열'(79건) 등의 순이었다.

연령대별 조사에선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경우 19세 이하(301건)에서 가장 많았고, 브루셀라증과 일본뇌염은 40세 이상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큐열은 30세 이상부터 늘어났다.

이처럼 인수공통감염병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증가, 야외 나들이 확대, 애완동물 급증, 이상기온에 따른 세균 및 해충 증식 등으로 감염 병원균 노출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정은 의원은 "보건당국은 인수공통감염병 등에 대한 대국민 교육 및 예방활동을 적극 실시하고, 특히 연령을 고려한 예방접종 및 맞춤형 교육을 전개해야 한다"며 "메르스 등과 같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을 조사해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을 위한 연령별 홍보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낳은 인수공통전염병은 이집트무덤박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르스외에 에이즈(AIDS),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에볼라 등이 있다.

2003년 유행한 사스는 중국 광둥성 지방의 관박쥐를 통해 사향 고양이로 옮겨졌고, 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2009년 국내에서만 75만명이 확진판정을 받고 그중 263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던 신종플루는 멕시코에서 돼지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넘어온 것이다.

1976년 처음 알려졌다가 지난해 다시 크게 유행해 전 세계 1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는 과일박쥐에서 유래했고,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는 원숭이 면역결핍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원래 조류에게만 감염되는 조류독감 중 H5N1형과 H7N9형이 사람에게 전파되었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증 바이러스는 가축인 소, 양, 개가 보균자가 되어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됐다.

여기에 1990년대 후반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100명 이상 사망자를 낸 니파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유도 박쥐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새 인류에게 재앙처럼 다가온 신종전염병의 70~75% 정도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와 진화한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을 유발하는 동물바이러스 가운데 인류가 밝혀낸 것은 고작 1% 정도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인수공통전염병 유발 바이러스의 자연숙주 동물로는 소, 돼지, 개, 고양이, 말, 양, 원숭이, 박쥐, 낙타 등 다양하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대개 동물에서 옮겨진 탓에 항체가 없던 사람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특히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며 메르스의 숙주로 의심받고 있는 박쥐는 바이러스 최다 보유 동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이 지난 2013년 '영국왕립학회보B'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박쥐에는 총 137종의 바이러스가 있으며, 이 가운데 인수공통 바이러스는 61종이다.

김남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장(전북대 수의과대학장)은 "인수공통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필요하고, 모르는 동물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며 "특히 인도나 발리,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외여행시 현지 동물을 접촉하는 행위는 반드시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계속해서 변종 출현으로 점점 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물, 사람, 환경 등 3가지 영역을 '원 헬스' 개념으로 동시에 통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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