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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N]'사도'의 복병은 소지섭 아역 이효제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5-09-04 10:03 송고 | 2015-09-10 17:01 최종수정
'연기 신동'이라 불리는 아역배우들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휘젓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중장년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듯하다. 아직 인생을 모르는 어린이가 상황을 통찰하는 내면 연기를 보여줄 때 무릎을 치며 감탄하게 된다. 유승호, 여진구의 뒤를 이을 명품 아역배우를 '사도'에서 발견했다. 바로 세손 역의 이효제 군이다.

'사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각 인물의 심리 변화와 내면 묘사에 집중해 그려낸 영화다.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준익 감독은 가장 흔하게 다뤄져 온 역사적 사실을 가장 슬프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터치로 2시간 내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물론 이는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폭발적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소지섭 아역 이효제 군이 열연을 펼쳤다.ⓒ News1스타 / '사도' 스틸
 소지섭 아역 이효제 군이 열연을 펼쳤다.ⓒ News1스타 / '사도' 스틸

두 말 하면 입 아픈 이들의 연기는 차치하고라도 '사도'에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한다. 바로 소지섭(정조 역)의 세손 시절을 연기한 이효제 군이다. 착하고 얌전하게 생긴 이효제 군의 첫 등장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정말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의 연기가 터져나온다.

아버지를 미워하는 할아버지 영조에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영리하게 대응하고, 미쳐가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따라서 이효제는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거대한 산에 짓눌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줘야했다.
특히 뒤주 안에 갇혀 죽어가는 사도세자를 찾아가 물을 건네는 장면은 압권이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을 받은 신하가 그를 막아서지만, 세손으로서의 완벽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또한 호통을 치는 영조를 향해 "자식이 아비한테 물 한 잔 드릴 수 없사옵니까?"라고 외치며 오열하는 모습이 가슴을 치게 만든다.

 소지섭 아역 이효제 군이 열연을 펼쳤다. ⓒ News1스타 / 티아이연기학원
 소지섭 아역 이효제 군이 열연을 펼쳤다. ⓒ News1스타 / 티아이연기학원

아역 답지 않은 훌륭한 연기는 아이가 자라 소지섭이 됐을 때, 그의 연기에도 힘을 실어주는 단단한 받침이 됐다. 게다가 이효제 군과 소지섭의 눈매가 제법 닮았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좋은 연기는 감독에게서 나온다는 말도 있듯이 이효제 군의 연기가 이토록 서글프게 다가온 건 이준익 감독의 남다른 재주가 빛을 발한 것이 분명하다. 앞서 그는 '소원'에서도 어린 이레 양을 통해 관객들을 펑펑 울리지 않았나. 연기를 잘하고 싶은 아역 배우라면 이준익 감독을 만나보길 권한다.

한편 '사도'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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