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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명배우들의 연기 대결…정통극 '아버지와 아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09-02 18:36 송고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이명행(좌측)과 유연수 © News1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이명행(좌측)과 유연수 © News1

연극 '아버지와 아들'은 마치 박지성, 손흥민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출전하는 무승부의 축구경기를 전후반전에다 연장전까지 보는 느낌이다. 2시간50분(휴식 15분 포함)이 소요되는 '아버지와 아들'에 윤정섭과 이명행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2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공개 최종예행연습에서 무대를 장악해 관객들을 압도했다. 바자로프를 맡은 윤정섭의 광기 어린 연기가 폭발적인 질주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와 비슷하다면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아르까디를 맡은 이명행은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미드필더를 연상시킨다.
이 연극은 러시아 소설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해 아일랜드의 체홉이라 불리는 브라이언 프리엘이 쓴 작품이다. 러시아가 사회적으로 크게 동요하던 1859년 농촌 마을이 연극의 배경이다.

대학을 졸업한 아르까디(이명행)는 여름을 맞아 친구이자 우상인 바자로프(윤정섭)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다. 이들은 급진적 허무주의 사상에 심취해 러시아를 개혁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

바자로프는 아들밖에 모르는 아버지 바실리(오영수)를 답답해하고 이상적 자유주의자인 빠벨(남명렬)을 경멸하며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러나 그는 아름다운 젊은 과부 안나(김호정)를 만나자 사랑에 빠지면서 굳건했던 신념이 흔들리게 된다. 안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거절당하고 괴로워한다. 바자로프는 아버지를 따라 전염병을 막으려 최선을 다하다가 전염병에 걸려 급사한다.
11명이 축구에서 한 팀을 이뤄 최상의 경기를 펼치듯 연극 '아버지와 아들'에서 조연들의 연기도 매 장면을 흡입한다. 농지경영에 일가견을 가진 매력적인 여 지주로 젊은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안나를 맡은 김호정과 전형적인 지주 계급으로 농지경영에 속수무책이지만 아들 세대를 이해하려는 아버지 '니꼴라이를 맡은 유연수의 연기가 돋보인다.

압권은 아들 잃은 슬픔을 독백하는 오영수의 연기다. 그가 "아비가 아들을 먼저 묻는 것은 이치에 안 맞아. 전능하신 하느님이라도 절대로 인증 못 해"라며 절규하는 장면은 세대를 떠나 관객의 가슴 속에서 애끓는 뜨거움을 올라오게 한다.

연극'아버지와 아들'은 2시간50분의 공연시간이 다소 지루할지 모르나 극적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는 탓할 곳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 특히, 일상의 풍경을 보여주면서도 강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체홉식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은 9월2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가격 2만~5만원. 문의 1644-2003. 다음은 연극'아버지와 아들' 공연 장면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최원정(좌측)과 남명렬 © News1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최원정(좌측)과 남명렬 © News1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윤정섭과 김호정(앉은 이) © News1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장면.. 윤정섭과 김호정(앉은 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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