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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소주만 18종, 하나만 걸려라"…제살깎는 신제품 경쟁

과일소주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과도한 신제품 출시 잇따라
제대로된 소비자·시장 조사 없는데다 설탕성분 과다해 부정적 인식 발생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5-08-26 07:40 송고
국내 주류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순하리 처음처럼 그린 미포함). /그래픽 =  방은영 디자이너© News1


국내 주류업체들의 제살깎기식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소주를 표방한 리큐르 제품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졌는데도 '하나만 걸려라'식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순하리 처음처럼(유자) 출시 이후 현재까지 14종의 과일소주가 출시됐다.

내달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과일 및 탄산소주 종류까지 합칠 경우 개수는 18종에 달한다.

알콜 도수는 자몽에이슬 13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13.5도, 순하리 처음처럼 그린 15도이며 나머지는 모두 14도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 순하리 처음처럼(유자) 출시 이후 현재까지 14종의 과일소주가 출시됐다. /사진 = 방은영 디자이너© News1

순하리 처음처럼 출시 초기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소비가 급증하자 각 사마다 비슷한 맛과 도수의 제품을 쏟아낸 것인데 현재 열풍이 주춤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보해양조에서 내달 첫 주 스파클링 소주를 출시할 계획인데 이어 무학도 탄산 소주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이날부터 순하리 처음처럼 3탄인 그린(라임)을 선보인데 이어 내달 중 파인애플맛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선주조의 경우 9월 셋 째주 중 라임맛 소주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라임맛 소주를 개발해 둔 상태는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시기 등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한해에 2~3종류의 소주 신제품이 출시돼 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몽에이슬 한 가지만 판매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경우 추가 제품 출시에 대한 계획이 없다. 단일제품으로 전국 채널 확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문제는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상황에서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은 과일소주 시장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제품의 경우 대형마트 등에서 1+1으로 재고 떨이판매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순하리 출시 초기 발생했던 물량 부족 현상이 현재의 과일소주 시장 성장을 이끈 것과는 반대로 흔해진 것을 넘어 과도하게 다양해진 제품 숫자가 소비심리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 판매점마다 지나치게 많아진 소주 종류를 보관할 공간이 여의치 않은 만큼 입고를 꺼리는 곳도 많아졌다.

과일소주 제조사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주점 등 각 판매처 냉장고 공간이 부족해진 실정"이라며 "지나치게 수가 늘어나면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고 구매욕구도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하나만 걸려라'라는 식의 신제품 경쟁이 제대로된 시장 연구나 마케팅 전략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안착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없다보니 도태되는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과일 소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과일소주에는 각설탕 15개를 먹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건강상에는 알콜섭취와 함께 더욱 안 좋다는 지적이다. 

또 과일소주 제조사 관계자는 "최소한 연구·개발(R&D)과 소비자조사를 위한 기간이 3개월 가량 필요한데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이를 생략한 경우가 많다"며 "마구잡이식으로 제품을 쏟아내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 안좋은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