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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포격도발]르포-대피령 양구 접경지…긴장의 4시간30분

(양구=뉴스1) 황준 기자 | 2015-08-22 20:33 송고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주민대피 지시가 떨어진 강원 고성군 명파리에서 한 주민이 대피를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  2015.8.22/뉴스1© News1 황준 기자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주민대피 지시가 떨어진 강원 고성군 명파리에서 한 주민이 대피를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  2015.8.22/뉴스1© News1 황준 기자

"강원 양구군 해안지역 주민 여러분. 오후 4시까지 주민대피시설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22일 오후 3시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서 북한의 포격도발로 남북간 긴장 상태가 이어지자 주민 대피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방송이 퍼지자 해안지역 곳곳에서 밭농사, 장사 등 일상생활을 하던 주민들은 일제히 대피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속옷, 수건 등의 옷가지와 간식거리를 챙긴 짐을 들고 대피소로 이동했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강원 양구군 일원에서 주민들이 대피를 위한 비상식량을 구매하고 있다. 2015.8.22/뉴스1 © News1 황준 기자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강원 양구군 일원에서 주민들이 대피를 위한 비상식량을 구매하고 있다. 2015.8.22/뉴스1 © News1 황준 기자

몇몇 주민들은 마트에 들려 라면, 휴지 등 생필품을 챙기며 장기간 지속될지도 모를 대피생활을 대비했다.
    
면사무소 직원들과 육군, 경찰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차량 사이렌을 활용해 계속해서 주민들을 대피소로 안내했다.
    
할머니와 같이 대피하던 서예지(11·여)양은 "무슨 일인지 모르는데 다들 갑자기 대피하니 겁이 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피시한이 다가오자 해안면 현리에는 포장 작업을 하던 감자가 널브러져 있는 등 주민들이 급하게 자리를 떠난 흔적이 역력했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강원 양구군 해안면대피시설에 피난을 위해 주민들이 모여있다. 북한은 지난 20일 두차례에 걸친 대남 포격도발 뒤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 © News1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강원 양구군 해안면대피시설에 피난을 위해 주민들이 모여있다. 북한은 지난 20일 두차례에 걸친 대남 포격도발 뒤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 © News1

주민대피소에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서로 다독였다.

다만 북한이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철거를 요구한 시한인 이날 오후 5시가 지나도 아무 일이 없자 주민들은 점차 안도감을 나타냈다.

22일 오후 7시경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주민대피소에 대피했던 마을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15.8.22/뉴스1 © News1 황준 기자
22일 오후 7시경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주민대피소에 대피했던 마을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15.8.22/뉴스1 © News1 황준 기자

대피방송이 처음 시작된 지 4시간30분이 흐른 오후 7시30분. 접경지역에 내린 대피령이 해제되자 주민들은 밝은 웃음을 띠며 각자의 집으로 홀가분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대피소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심준옥(78·여)씨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마음 졸이던 시간이 지나고 집에 귀가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환하게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 대피령이 처음 시작되고 4시간30분만에 해제돼 기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시 언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남북 관계가 좋아져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hjfpa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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