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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체홉 '브라이언 프리엘'의 '아버지와 아들'

국립극장, 이성열 연출로 헛똑똑이 아들과 내리사랑 아버지의 세대갈등 다뤄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08-18 16:02 송고
연극 '아버지와 아들' (사진제공 국립극단)
연극 '아버지와 아들' (사진제공 국립극단)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을 아일랜드의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Brian Friel·86)이 체홉 식으로 다시 쓴 연극입니다. 헛똑똑이 아들과 내리 사랑하는 아버지의 갈등을 다룹니다. 부자간의 갈등은 오늘날에도 일어나죠. 최근 롯데 사태가 떠오르는데 화해가 뜻밖에 쉽지 않죠.(웃음)"
이성열 연출은 연극 '아버지와 아들'이 아일랜드적 가족애와 체홉의 손길이 합쳐진 작품이라며 18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연출은 "브라이언 프리엘 (Brian Friel)은 '아일랜드의 체홉'이라고 불린다. 체홉의 특징이라면 대놓고 웃기는 장면이 없지만 잔잔하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며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는 일상생활을 낯설게 보여줘서 관객이 빠져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적 가족애가 드러나는 장면으로 아버지의 독백을 꼽으며 "아버지(바실리)가 죽은 아들(바자로프)를 그리워하면서 10여 분간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바자로프가 죽은 뒤에 추수파티가 벌어진다. 겉으로는 축제지만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뒤의 슬픔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낸다"고 덧붙였다.

이 연출은 "프리엘의 희곡이 원작소설과 크게 다르다. 그래서 각색이라고 부르지 않고 '작'이라고 표현했다"며 "원작소설의 등장인물이 그대로 나오고 줄거리도 똑같지만, 희곡에 등장하는 모든 대사를 프리엘이 새롭게 써냈다. 프리엘은 결투장면 등 연극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원작의 소재를 생략시키고 일상생활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기자간담회 이성열 연출가  (사진제공 국립극단)
연극 '아버지와 아들' 기자간담회 이성열 연출가  (사진제공 국립극단)

연극 '아버지와 아들'은 오는 9월 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1859년 농노해방을 눈앞에 둔 러시아의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대학을 졸업한 아르까디는 진보적인 사상과 열정을 가진 친구 바자로프와 함께 아버지 니꼴라이와 큰아버지 빠벨이 사는 고향 농장에 온다.

귀족 출신의 이상적 자유주의자로 철학과 예술을 중시하는 빠벨과 모든 것을 부정하는 허무주의를 표방하는 바자로프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첨예하게 대립한다. 한편 니꼴라이는 아르까디에게 젊은 하녀 페니치카와의 사이에서 얻은 갓난아이에 대해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전전긍긍한다.

아르까디와 바자로프의 환영 파티를 위해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격의 안나와 그녀의 여동생 까쨔, 숙모인 올가 공주가 니꼴라이의 농장을 방문하면서 평범하고 조용했던 러시아 농가에서 엇갈린 사랑이 시작된다.

아버지 바실리 역을 맡은 오영수는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의 아버지와 오늘의 아버지와 비교할 때 거의 다를 게 없다"며 "겉으로는 갈등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렸다"고 말했다.

아들 바자로프 역을 맡은 윤정섭은 "기존의 모든 관습을 거부하고 자신의 기준을 세워서 평가하는 역할이다. 바자로프는 아버지를 극도로 경멸했지만, 그 감정이 무너지면서 자신의 길을 새롭게 찾아가려 한다"고 배역을 설명하며 "분명하게 세웠던 자신의 기준이 무너지는 과정을 잘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영수와 윤정섭 외에도 남명렬(빠벨) 유연수(니꼴라이) 호정(안나) 이명행(아르까디)  박혜진(아리나) 이정미(올가 공주) 배우가 출연한다.

이성열 연출은 "프리엘이 강조한 일상의 모습을 연출적으로 더욱 강조했다"며 제작 방향을 설명했다.

이성열 외에도 제작진으로 이단비(번역), 동이향(윤색), 이태섭(무대), 김창기(조명), 정경희(의상), 장영규(음악), 이동민(분장), 김혜지(소품), 양은숙(안무) 등이 참여한다.

가격 2만~5만원. 문의 1644-2003.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포스터 (사진제공 국립극단)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포스터 (사진제공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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