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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과학화 경계시스템?…CCTV에도 안찍힌 北 지뢰

오작동 빈번하고 예산 등 문제로 성능 떨어진 장비 공급 악순환 반복

(강원=뉴스1) 정진욱 기자 | 2015-08-18 08:00 송고 | 2015-08-18 08:45 최종수정
4일 오전 7시 42분께 육군 1사단 부대원들이 서부전선 DMZ(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수색 작전을 펼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폭발사고로 하사2명이 다리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군은 지뢰 폭발인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스1DB) 2015.8.4/뉴스1 © News1
4일 오전 7시 42분께 육군 1사단 부대원들이 서부전선 DMZ(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수색 작전을 펼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폭발사고로 하사2명이 다리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군은 지뢰 폭발인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스1DB) 2015.8.4/뉴스1 © News1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가 폭발, 1사단 수색대원들의 다리를 앗아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국방부는 사고후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와 한미합동조사단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발표와 지뢰 폭발 당시 영상을 보며 국회 국방위 등 일각에선 강원도 고성의 '노크귀순과 다른 게 뭐가 있냐'며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질타가 거셌다.
실제 군은 지난달 부터 사건 현장의 감시장비를 뒤졌으나 북한군이 지뢰를 묻고 도망치는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모부대 소속 장병들이 수색작전을 하던 중 '목함지뢰' 3발에 의해 김모·하모 하사 등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사고 당시 TOD영상 화면 캡쳐. (합참공보실 제공) 2015.8.10/뉴스1 © News1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모부대 소속 장병들이 수색작전을 하던 중 '목함지뢰' 3발에 의해 김모·하모 하사 등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사고 당시 TOD영상 화면 캡쳐. (합참공보실 제공) 2015.8.10/뉴스1 © News1

이에 대해 국방부는 "경계의 실패가 아니라 경계의 공백이다. 비무장지대(DMZ)는 경계지역이 아닌 감시지역이다"며 "북한군의 지뢰매설을 탐지하지 못한 이유는 험준한 지형과 여름철 녹음기, 운무 등 악천후로 CCTV와 열영상장비(TOD, Thermal Observation Device)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한 당시 지뢰폭발 영상은 CCTV영상이 아닌 열영상장비가 찍은 영상"이라며 "폭발 영상은 1차 폭발이 아닌 2차폭발 영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이 지키고 있는 155마일 휴전선은 일부 서부전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악지형으로 도보순찰 경계가 어려운 데다 사각지역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군이 보유한 TOD는 일기가 안 좋은 경우 화질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군의 주장대로 휴전선 전역을 개미 한마리도 넘지 못하게 감시 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시로 경계가 뚫리는 모습은 아무리 양보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철책주변에서 군 병력이 이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파주시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가 폭발해 작전 중이던 수색대원 두 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군은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휴전선 대부분 지역에 A급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2015.8.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철책주변에서 군 병력이 이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파주시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가 폭발해 작전 중이던 수색대원 두 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군은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휴전선 대부분 지역에 A급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2015.8.11/뉴스1 © News1

이번 북 지뢰사건이 터진 1사단은 지난해 6월 '귀순벨 탈취사건'이 발생한 부대다.

북한 특수부대원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벨을 누르고 표지판을 뜯어가는 등 우리군의 경계를 농락하는 사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군은 당시 대책으로 수목제거와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공염불만 되풀이 했다.

군은 2012년 10월 발생한 '노크귀순'과 지난해 6월 발생한 '귀순벨 탈취' 등 경계작전이 도마위에 오르자 1690억원의 예산을 들여 'GOP과학화 경계시스템'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 지뢰사고가 발생한 1사단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시범운용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현재의 병력위주 GOP 경계체계를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보완해 기존 감시장비와 통합운용이 가능한 감시·감지·통제시스템을 GOP 지역에 구축하는 사업이다. 철책에 광망을 구축, 북한군이 철책을 절단하거나 당기는 것을 감지하면 감시장비가 확인하는 방식이다.

당시 군은 "과학화 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20% 정도 병력 절감이 가능하다”고 과학과 시스템 도입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군의 일각에선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운용상 오류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장비의 오작동이 도입 당시 판단했던 것 보다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축후 고장과 관리상의 문제 등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근거리 감시레이더 등 DMZ감시장비 보완과 함께 장기적으로 위성을 이용한 경계 시스템 도입과 실제 현장에서 경계작전 부대가 요구하는(ROC, required operational characteristics)성능이 반영된 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금 군의 장비 개발 시스템은 한정된 예산에 성능을 끼워 맞추는 형식"이라며 "예를 들어 10개의 성능을 요구하면 예산 등의 문제로 5개의 성능만 반영된 '불구의 장비'가 생산되는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토로했다. 

또 "장비 개발을 위한 국방 예산은 육·해·공군의 전투력으로 직결되는 사항이 많아 각 군이 치열하게 경쟁한다"며 "각 군은 자기 군을 위한 일방적인 개발을 요구하는 것보다  합동성을 강조한 장비의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해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6.25전쟁 65주년을 앞두고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1사단 장병들이 철책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6.21/뉴스1 © News1
6.25전쟁 65주년을 앞두고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1사단 장병들이 철책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6.21/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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