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미키마우스는 아는데, 롯데월드 너구리 이름 아시나요?"

인지도 낮은 국내 테마파크 캐릭터…에버랜드·롯데월드 등 상품화 사실상 실패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7-28 07:40 송고 | 2015-07-31 14:40 최종수정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대표 캐릭터 로티(왼쪽)와 로리가 지난 4월 명동을 찾아 홍보에 나서고 있다.(롯데월드 어드벤처 제공) 2015.4.1/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대표 캐릭터 로티(왼쪽)와 로리가 지난 4월 명동을 찾아 홍보에 나서고 있다.(롯데월드 어드벤처 제공) 2015.4.1/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롯데월드 너구리 앞에서 봅시다."

잠실 제2롯데월드 맞은편 롯데백화점 앞에는 커다란 너구리 캐릭터 조형물이 서 있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로티'지만 이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냥 '롯데월드 너구리' 정도로 부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로티 조형물은 1989년 개장 때부터 줄곧 한 자리를 지키며 롯데월드를 상징하고 있다. 로티가 수놈 너구리라면 로리는 암놈 너구리 캐릭터다. 두 너구리 캐릭터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실내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26년째 대표하고 있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는 지난해 새로운 대표 캐릭터 '레니'와 '라라'를 선보였다. 오는 2016년 개장 4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보자는 의미다. 이전까지 10년간 사용해오던 대표 캐릭터인 '라시언'과 '라이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내 테마파크 1, 2위 다투는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수익 창출은 하지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월드사업부문은 지난해 2328억원의 매출과 6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호텔롯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9%, 영업이익은 3.5% 정도로 존재가 미미하다. 
에버랜드를 포함한 제일모직 레져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296억원. 매출 규모는 롯데보다 크지만 영업이익은 136억원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빈약하다.

업계에서는 두 테마파크의 대표 캐릭터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대중에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국내 테마파크 실정의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롯데는 과거 로티 캐릭터로 애니메이션도 만들었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너구리를 본 따 만든 캐릭터가 얼굴색이 다소 어두워 별로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는 어린이들이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1991년 꼬리를 없앴고 1996년에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얼굴 형태를 보완했다. 2009년에는 눈을 더 크게 했고 눈썹도 붙였다.

로티와 로리는 어린이 공연, 퍼레이드에 참여하기도 하고 놀이시설 곳곳에 새겨져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하지만 캐릭터 상품으로서 '꼭 갖고 싶다'까지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롯데는 텀블러, 인형, 초콜릿, 가방, 담요, 필통 등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로티, 로리 캐릭터 상품 관련 매출을 영업기밀에 부치고 있지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버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에버랜드는 테마파크 입구와 곳곳에 상품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선뜻 손이 가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

에버랜드는 최근 들어 캐릭터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자체 캐릭터 뿐만 아니라 국내 애니메이션, 해외 캐릭터 등을 도입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2년 '뽀로로 3D어드벤처'를 오픈하고 뽀로로샵도 함께 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4월 뽀로로 뿐만 아니라 타요, 또봇, 시크릿쥬쥬 등 국산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한 복합 체험관인 '캐릭토리엄'을 오픈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자체캐릭터와 국산 캐릭터, 외국 캐릭터 등을 함께 선보이는 3대 캐릭터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랜드는 두 테마파크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 1983년 문을 연 도쿄디즈니랜드의 경우 캐릭터 상품 판매액 매출만으로도 국내 테마파크들을 압도한다.

도쿄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인 오리엔탈랜드의 2014년(2013년 4~2014년 3월) 전체 매출은 4735억엔(4조4780억원). 이 중 테마파크인 도쿄 디즈니랜드 매출은 3909억엔(3조7236억원)이고 상품 판매 매출은 1482억엔(1조4009억원)이다. 테마파크 전체의 40% 가까운 비중이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상품점에서는 디즈니의 초창기 미키마우스부터 시작해 최근 국내 아이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겨울왕국 엘사 캐릭터 등 과거와 현재를 총망라하는 인기 캐릭터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퍼레이드도 월드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테마파크와 달리 디즈니랜드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 출발한 테마파크여서 단순 비교에는 다소 무리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익 창출과 콘텐츠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에버랜드가 지난해 새로 성보인 대표 캐릭터인 레니(왼쪽)와 라라(에버랜드 제공) 2014.11.21/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에버랜드가 지난해 새로 성보인 대표 캐릭터인 레니(왼쪽)와 라라(에버랜드 제공) 2014.11.21/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ryupd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