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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때 읽을 '내 생애 가장 웃기는 소설' 5선

[여름특집] 2. 여름엔 무섭거나 웃기거나…'웃기는 소설' 편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5-07-22 11:17 송고 | 2015-07-24 13:52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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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럼두들 등반기/W.E. 보우먼 지음·김훈 옮김·은행나무·2014
오래전, 산악인과 극지과학자 등 모험파 사내들 손에서 떠돈다는 '전설의 소설'을 귀동냥한 적이 있다. 수십 년간 절판된 책의 복사본을 '무림비급'처럼 품고 다니며 너덜너덜하도록 돌려본다고 했다.  어느 남극원정대는 소설 속 지명들을 남극 몇몇 곳에 붙였고, 남극지도에 그대로 표기됐다고도 했다. 그 전설이 바로 이 소설인 것이다.

히말라야 랭클링라 곁에 자리 잡은 전인미답의 땅, 해발 1만 2000m 봉우리 럼두들 정복에 나선 오합지졸들의 등정기. 과연 그들은 럼두들을 밟을 수 있을까? 헬멧을 준비하시라,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얻어맞을 테니.(소설가 정유정)

☞덧붙이는 설명 
1956년 영국에서 출간된 후 반세기 동안 등반인들과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컬트 풍자해학소설이다. 길잡이이면서도 항상 길을 잃고 민폐를 끼치는 정글, 걸어 다니는 질병덩어리인 등반대 주치의 프로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음식을 끼니때마다 만들어내며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리사 퐁… 능력은 의심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7인의 개성 넘치는 등반대원들이 힘겹게 산을 오르며 벌이는 어이없고 유쾌한 해프닝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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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테보리 쌍쌍바/박상 지음·작가정신·2014

작가 중에는 생전에 많은 결과를 남겼으나 ‘업적이 저평가된 작가’가 있다. 높은 수준의 문학적 성과에 비해 ‘문학성이 저평가된 작가’도 있다. 박상은 그야말로 ‘유머가 저평가된 작가’이다. 작가들은 책날개에 출생연도 지역 등의 생체학적 정보를 적는다.

하지만 예스24의 박상 작가 소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이 같은 건 모르겠고, 기분엔 이천년 대에 태어난 것 같음. 태어난 곳 부산, 다시 태어난 곳 서울, 런던, 전주. 기분엔 안드로메다에서 태어난 것 같음. 서울예대 문창과에 들어가서 아주 간신히 졸업했음.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음… 상당히 부끄러움." 제목부터 심상찮다. ‘생활의 달인’을 즐겨보신 분들은 좋아하실 것.(소설가 해이수)

☞덧붙이는 설명 
이 소설은 우리들에게 “당신은 일반인인가? 아니면 선수인가?”라고 묻는다. 박상의 사전에서 선수란 “단순한 투지와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멋진 승부를 펼치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재미도 없고 공평하지도 않은 이 세상”을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선수가 되어 일반인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과정이 역동적으로 펼쳐져 있다.

3.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지음·이영미 옮김·은행나무·2005

웬만해서는 웃음도, 감동도 쉽지 않은 게 요즘 현실. 뻔뻔하고, 어이없고, 변태스럽기까지 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천방지축 해프닝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한여름 더위 따위 한방에 날려버릴 ‘고급진' 유머에 홀려 2탄 '인 더 풀', 3탄 '면장선거'까지 원기보충 제대로 받으시길.(출판사 '은행나무' 이진희 편집주간)

☞덧붙이는 설명 
'폭소 보증수표’, ‘공공장소에서 읽기엔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한 책’, ‘주인공의 이름만 생각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작’… 2004년 한 해 동안 일본 전역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 책의 주인공 이라부는 못 말리는 유희본능 탓에 늘 기상천외한 사건을 몰고 다닌다. 환자를 결박해놓고 다짜고짜 주사부터 찌르고 보는 막가파식 치료법, ‘사극에 나오는 처녀’를 연상시키는 간드러지는 웃음소리, 갈빗집 하나를 문 닫게 만들 만큼 지나치게 왕성한 식욕…급기야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하마 같은 몸으로 공중그네 서커스에 도전하기도 한다.

4. 마법사가 곤란하다/임태운 지음·새파란상상·2012

환상문학과 SF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임태운 작가의 중단편집. 그는 특히 기상천외한 상황을 소재로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극을 이끄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집에 수록된 '가울반점'이 그러한 작품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 두 개의 중국집이 들어서며 생기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유쾌하고 코믹한 묘사로 풀어낸다. 사투리와 SF의 오묘한 조화 역시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출판사 '황금가지' 김준혁 편집주간)

☞덧붙이는 설명
'마법사가 곤란하다'에 수록된 4편의 이야기에는 모두 마법사, 흡혈귀, 외계인 등이 등장한다. 범상치 않은 그들이지만 사실은 모두 초과근무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해 그녀를 스토킹 하는 등의 지극히 사실적인 캐릭터들이다. 개성만점 캐릭터들이 벌이는 유쾌한 사건 사고는 독자로 하여금 환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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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9: Sixty Nine/무라카미 류 지음·양억관 옮김·작가정신·2004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성장소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성적인 끝없이 하강해 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모의 이혼, 동생의 갑작스러운 자살, 나 자신이 니체에 경도했다는 것, 할머니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것, 때문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냥 공부가 싫었을 뿐이다"식의 솔직하고 재기발랄한 문장과 내용이 재미있다. 작품 전체에 "삶은 곧 축제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다.(작가 후기 중)"라는 정신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뉴스1 문화부 권영미 기자) 

☞덧붙이는 설명
1952년생인 작가가 급성장의 궤도를 달리던 전후 일본사회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열일곱 살 청춘들의 축제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69'는 포르노그래픽적 상상이 아닌,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 히피문화가 꽃피우던 1969년을 가리킨다. 한 손에는 비틀스의 음반을, 다른 한 손에는 오에 겐자부로를 집어든 소년들이 펼치는 한바탕 폭풍 같은 학원쾌담이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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