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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진실규명 나서야”…'6·25 전주형무소학살' 1차 연구 포럼

(전주=뉴스1) 박아론 기자 | 2015-07-20 11:42 송고

"1950년 6·25전쟁이 터지고 북한군이 전북을 점령한 바로 7월 20일, 그 날의 참상을 알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0일 오전 10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6·25 전주 형무소 민간인 희생 규명을 위한 연구포럼'이 열렸다.

'전주형무소 학살'은 6.25 전쟁 직후 전주를 점령했던 북한군이 1950년 9월 26일~27일 사이 퇴각하며 전주형무소(구 전주교화소)에 수감돼 있던 500여 명의 애국인사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300여 명의 시신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나머지 175구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고 전주 효자공원묘지에 합동 안장됐다.

이날 포럼에는 김승수 전주시장, 이인철 6.25민간인학살조사연구회 대표, 유희찬 전주 형무소 유가족 대표 등을 비롯해 관계자 및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인철 대표는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 앞서 포럼 개최의 취지를 밝히며 "6.25 전쟁 당시 전주형무소에서 애국지사 500여 명이 무참히 학살 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조명되지 않고 있다"며 "오직 애국정신의 발로로 나서 이 자리를 마련해 낸 만큼, 포럼을 기점으로 국가가 나서 정식으로 이 문제가 다뤄질 때까지 적극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포럼은 홍성덕 전주대 교수의 주제 발표에 이어 함한희 전북대 교수와 이성호 전북대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포럼은 전주형무소학살사건 현장 및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사망자 수, 사건 경위, 사건 위치 등의 진상을 규명하는 1차 연구 성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주제 발표를 맡은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1952년 통계에 의하면 북한의 좌익에 의해 희생된 남한 피살자 및 피랍자는 14만2000여 명이며 그 가운데 전라남북도는 4만3000여 명에 달해 이 지역에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전주형무소학살사건으로 피살된 사람은 총 344명으로 이 가운데 1950년 9월25일~28일 총 4일에 거쳐 사망한 피살자는 전주 사람이 169명, 익산 39명, 정읍 32명, 부안 28명, 김제 21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형무소사건은 65년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 속에 가려져 있었다"며 "6.25 전쟁 관련 지역사 연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만큼, 생존자를 중심으로 구술 기록사 사업 추진을 시작해 점증적으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 교수는 "앞으로 당면한 추진 사업은 위령비 등 추모 시설을 정비부터 시작해 애국지사 175위 묘 안내 가이드 등을 마련해 역사적으로 조명될 수 있는 노력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라며 "위령사업지원조례 제정을 통해 그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에 나선 함한희 전북대 교수는 "6.25 전쟁 관련 연구가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관련 문제에 대한 집중 연구가 필요하다"며 "특히 전주형무소 사건은 형무소라는 특성상 지역 조사 방법의 틀을 벗어나 전국 혹은 미국 등의 자료를 살피고, 유전자 조사 방법을 적극 활용해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호 전북대 교수는 "60여 년이 넘은 지금 국가가 아닌 민간이 나서 이 문제가 다뤄진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며 "향후 현장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연구가 국가가 중심이 돼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6.25 민간인학살조사연구회 7월 20일 1차 포럼을 시작으로, 9.26일 추모제와 2차 연구 포럼을 진행할 계획이다.  




ahron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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