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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창작 뮤지컬 '아리랑'…민초의 아픔 제대로 담았다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5-07-16 19:34 송고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프레스 리허설 장면. 2015.7.16/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뮤지컬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조정래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대형 창작 뮤지컬 '아리랑'이 그 베일을 벗었다. 뮤지컬 '아리랑'은 소설 속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1920년대 말까지 일제강점기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아냈다. 대하소설을 뮤지컬로 만드는 만큼 160여명에 달하는 배우와 제작진, 뮤지션이 투입돼 '대형 창작 뮤지컬'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규모를 선보인다.

16일 오후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 리허설 및 기자간담회에서 박명성 프로듀서는 "오늘날 뮤지컬 업계는 미래의 대형 창작 뮤지컬을 발전된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냐, 라이센스 뮤지컬만 수입해서 평균만 유지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면서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시스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고자 애썼다"고 밝혔다.


극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양반 송수익(안재욱, 서범석 분)과 그의 하인 양치성(카이, 김우형 분), 감골댁(김성령 분)과 그의 딸 방수국(윤공주, 임혜영 분), 송수익과 방수국의 연인인 차옥비(이소연 분)와 차득보(이창희, 김병희 분) 남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하나 파란만장하지 않은 인물이 없지만 이들의 삶은 수많은 민초들의 비극과 함께 어우러지며 시대 상황이 주는 아픔을 전달한다.


뮤지컬 삽입곡은 19인조 정통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전통악기 해금과 북만을 덧입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양음악과 전통 민요라는 두 장르가 때로는 합창의 웅장함으로 때로는 주인공들의 한 많은 삶으로 적절히 배치돼 '아리랑'만의 개성을 극대화시킨다. 창극단 출신 차옥비 역의 이소연이 구성지게 풀어내는 한(恨) 많은 소리는 오빠를 구하기 위해 일본인의 첩이 돼야 했던 그녀의 굴곡진 삶과 하모니를 이루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프레스 리허설 장면. 2015.7.16/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특히 이번 공연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소설 속 구성진 사투리를 그대로 대사와 노래 가사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연출을 맡았던 고선웅 감독은 이에 대해 "조정래 작가의 사투리 표현이 맛깔나기에 처음부터 사투리는 사투리로, 일본어는 일본어로 표현하려 했다"며 "민초들이 낯선 외국 사람들의 총칼에 위협을 당하며 느끼는 답답함과 불안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투리와 일본어를 동시에 구사해야 했던 양치성 역의 김우형은 "처음에는 전라도 출신이 아니라 애를 먹었는데 서로를 믿고 연습을 진행하다보니 어느 순간 모두가 전라도 말을 하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안재욱은 "민족의식 거창한 말 같지만 어느 민족이든 즐거웠던 과거도 아픈 과거도 있다"며 "속상하자는 것도, 계몽하자는 것도 아닌 관객에게 잠깐이라도 위안이 되고 싶은 아리랑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 김성령은 "'아리랑'을 뮤지컬 장르의 잣대로만 평가하지 말고 우리 배우와 관객, 스태프들 모두가 아픈 역사를 되짚고 희망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 LG아트센터서 7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가격 6만~13만원. 1544-1555.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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