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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근 불가원 ’ 朴대통령-김무성…3번째 독대 의미는

金 취임 후 세번째 독대…朴 "우리 김무성 대표님" 유화 제스처
朴, 고비 때면 金 손잡아…'유승민 정국' 종결에 감사 표하며 '신임' 했을 듯
당분간 '그린라이트'…비판적 협력관계 유지 전망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5-07-16 19:49 송고 | 2015-07-17 08:39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2015.7.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2015.7.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20분간 독대하면서 그 정치적 함의가 주목받고 있다.

10여년 간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관계는 정치권에서 '애증'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날 독대에서 드러나듯, 박 대통령은 고비 때면 김 대표와 손을 잡았다.

◇金 취임 후 朴대통령과 3번째 독대

박 대통령은 김 대표와 신임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 과제에 대한 여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본 회동이 40여분 진행됐고, 이후 다른 참석자·배석자가 모두 퇴장하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 단 둘이 회동장에 남아 20여분 간 독대했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와 독대한 것은 김 대표 취임 후 3번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15일 7·1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 대표 등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한 뒤 김 대표와 수분간 독대했다.

당시 독대에서 박 대통령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에 대해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올해 4월16일, 박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두번째 'SOS' 독대를 청했다. 이완구 국무총리와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오른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던 이때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출국 시각까지 전격적으로 연기하고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40여분 간 독대했다.

이 전 총리의 사퇴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당시 독대에서 사실상 결정됐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표의 전임자인 황우여 대표는 박 대통령과 1차례 독대를 했다.

◇朴 "그래도 김무성" 힘 실어주나…'협력' 급물살

청와대 회동에 앞서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 독대 여부에 주목했고, 실제로 성사됐다.

친박계 핵심이자 김 대표와 같은 부산 출신으로 김 대표와도 막역한 현기환 전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되자, 정치권에서는 즉각 '당청 그린라이트'를 예상했다.

국회법 파동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로 내상이 깊게 남은 여권 갈등을 수습하는 일이 당청 모두에게 시급한 이때에, 현기환 수석이 그 가교 역할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지난 13일 현 수석이 국회를 찾아 김 대표를 예방해 청와대 회동 일정을 확정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대표가 요청을 하면 독대 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을 김 대표에게 전달했고, 김 대표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독대는 박 대통령이 '미워도 다시 한번'격으로 김 대표를 신임하는 장이라는 해석이 크다.

시기 상으로도 김 대표의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데다,  여권의 자중지란을 조속히 수습하는 것이 박 대통령의 임기 순항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유 전 원내대표 사퇴 사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의 당청 갈등이 이어진다면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국정 과제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도부와의 본 회동에서 유 전 원내대표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김 대표에게 "우리 김무성 대표"라고 부르며 "취임 1주년 고생하셨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당을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 수고 많으셨다"고 말했다. '유승민 정국'에서 박 대통령 편을 든 김 대표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측 모두 독대 내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본 회동과 독대에서)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 만큼, 두 사람은 추경이나 입법 등 국회 현안보다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20대 총선과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말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강력히 추진 중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청와대와 친박계를 의식해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필요성을 거듭 밝히고,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정치개혁으로 가기 위한 길이라고 설명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사심없는 국정운영을 역설하면서, 김 대표에게 집권 여당 대표로서 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를 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대표는 당내 여론 일부를 소개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소통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계자들은 국회 선진화법도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 의제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20여분 간 대화의 구체적 내용보다는 한바탕 내홍을 겪은 당청이 한 자리에 모이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단독으로 만난 모습 자체가 '국정 안정'이라는 상징이라는 해석이 크다.

◇朴-金…가까워졌지만 '긴장관계'는 이어질 듯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2005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기용하면서 인연을 시작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하며 '친박 좌장'으로까지 불렸던 김 대표는 그러나 이후 세종시 원안·수정안 논란 때 박 대통령과 반대 목소리를 내며 급기야 '탈박'으로 밀려났다.

김 대표가 2008년 박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친이계의 지원을 업고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자, "두 사람이 루비콘강을 건넜다"고들 했다.

김 대표는 2012년 총선 전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백의종군'해 새누리당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총선 후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별 교류없이 소원한 관계를 이어갔으나, 같은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과거사 문제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김 대표에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며 관계 복원의 길에 접어들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박 대통령 및 청와대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 취임 후에도 김 대표의 '상하이 개헌' 발언 등을 두고 곳곳에서 불편한 기류가 읽혔다.

하지만 성완종 사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등 여권이 어수선할 때면 박 대통령이 김 대표의 손을 잡는 것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상당해 보인다.

다만 당내에서는 박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김 대표간 '훈풍'은 철저히 김 대표가 낮은 자세를 취할 때만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가 차기 대선을 위해 '자기 정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면, 박 대통령이 언제든 유 전 원내대표 사례에서처럼 갈등을 불사하고 김 대표를 비토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얘기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박계에서 김 대표에게 '수직적 당청관계에 종속됐다'는 비판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어,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당분간 '그린라이트' 속에 비판적 협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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