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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伊 '해킹팀'-국정원 중개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 입열다

잠적후 최초로 뉴스1과 이메일·카카오톡 인터뷰
'국정원 외부 공작조직' 항간의혹 부인
"독점권 유지 위해 '경찰'에도 판 것처럼 과장"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5-07-16 17:24 송고 | 2015-07-16 17:54 최종수정
나나테크가 입주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건물. 2015.7.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나나테크가 입주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건물. 2015.7.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탈리아의 해킹프로그램 제작업체 '해킹팀'(Hacking Team)과 국가정보원을 중개해 온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가 잠적 이후 최초로 <뉴스1>과 단독 인터뷰했다.

허 대표는 인터뷰에서 나나테크가 이탈리아의 해킹프로그램을 국내에 들여온 중개업체가 아니라 '국정원의 외부 공작조직'이 아니냐는 항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이메일 중 일부는 "한국내 독점권 유지를 위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허 대표는 말했다. 경찰에도 휴대폰 감청, 해킹 프로그램인 RCS를 팔았다는 의혹에 대해 "국내 독점권 유지를 위해 과장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16일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통한 인터뷰를 통해 "(나나테크는) 회사 설립시 초고속인터넷 유지보수, 설치 및 영업을 했다. 그 이후 회사 형편이 어려워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현재 주업무는 정보통신공사업"이라며 "국정원 위장 공작조직으로 일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이탈리아업체 제품을 구입한 건 국정원 밖에 없냐'는 질문에 대해 허 대표는 "제가 주고 받은 메일 중에는 제 입장에서 상대편에게 본의 아니게 자의적으로 보낸 내용이 많다"며 "경찰 관계자에게는 대단히 죄송한 일이 되었지만, 경찰 등에 알아본다는 것은 저희 회사가 독점권을 유지하고 힘 있는 한국 내의 회사로 보이기 위해 과장해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나테크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2012년 7월24일 해킹팀에 보낸 e메일에서 "고객의 사무실에서 회의를 했다"며 "고객은 경찰청(Police Department)"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영장을 받고 적법하게 수행하는 도감청과 달리 해당 해킹프로그램은 해킹 대상을 한번 속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국가 안위에 명백하게 위험이 되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법에서 규정한 도감청이 아닌 해킹을 통한 내사와 수사는 불법"이라며 "(대테러방지법 등)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사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허 대표는 '이탈리아 해킹업체와는 언제, 어떤 경로로 접촉해서 RCS 프로그램 수입을 대행하게 됐는지, 나나테크가 먼저 국정원에 제안을 한 건지, 국정원이 이 프로그램을 나나테크로부터 수입해 사용한 건 언제부터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메일을 보셔서 알겠지만 저는 중간에 관여하게 되었고, 그 시기는 제 메일 만으로 일한 때라서 그 이전의 일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RCS 프로그램의 기능은 무엇인지', 'RCS를 통한 국정원의 감시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허 대표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국정원으로부터 이때까지 이 프로그램 도입과 관련해 어떤 기술적 요구를 받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허 대표는 "저희는 공사업체이며 그런 기술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나테크 직원들이 마포 공덕동 사무실을 모두 비우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허 대표는 "회사 비상근 공사팀장 2명은 평소대로 외부에 있고, 저와 한 사장은 휴가중"이라고 답변했다.

허 대표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대면을 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대해 "제가 만나 뵙지 못하는 것은 저희 말 실수로 혹시라도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조심스러워서입니다. 저의 잘못으로 제가 벌을 받는다면 당연한데 저로 인해 다른 분이 조금이라도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면 뵙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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