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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가난한 백수커플의 찡한 사랑…“데이트 통장 바닥나도 행복”

(서울=뉴스1) 하수영 인턴기자 | 2015-07-16 14:43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노래-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의 한 구절이다. 데이트 비용 때문에 연인과 다툼을 했다며 하소연하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끊이지 않고 '데이트할 때 남녀 부담은 어느 정도로 해야 적당한가'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연일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한 커플의 훈훈한 사연이 누리꾼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난한 연인들'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자신을 29세 여성으로 소개한 A씨는 32세의 남자친구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커플의 사연을 담은 글이 게재됐다. (사진=커뮤니티 본문 캡처)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커플의 사연을 담은 글이 게재됐다. (사진=커뮤니티 본문 캡처)

A씨와 남자친구는 현재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상태다. 소위 '백수'인 것이다. 하지만 A씨는 본인의 글에서 "일할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썼다. 직장에 다닐 때는 너무 바빠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남자친구와 함께 여유롭게 평일 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동시에 현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A씨와 남자친구는 함께 만든 '데이트 통장'을 통해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사실상 '무직' 상태기 때문에 통장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이 걱정때문에 남자친구에게 "우리 이제 떡볶이와 라면만 먹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남자친구의 답은 "걱정하지마"였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먹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A씨는 글에 "그렇게 말하는 남자친구가 내심 너무 고마웠다"고 적었다.

A씨는 이어 "남자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A씨가 생각하기에는 재주도 많고 두뇌도 명석한 남자친구인데,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A씨는 "그런 상황에서 여자친구로서 해 줄 것이라곤 손 잡아 주는 게 전부라는 게 슬프다"고 했다. A씨의 어머니도 은근히 남자친구를 반대하고 있어 A씨는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심한 상태다. 그러나 A씨는 글의 말미에 "얼른 (준비하는) 시험에 합격해서 남자친구 힘내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주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싶다"며 "그가 나의 버팀목이듯 나도 그에게 변함없는 지원군이 되겠다"고 적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목표가 아닐까요?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는 이 커플의 이야기는 누리꾼들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아이디 amdj****인 네티즌은 "죽기 전에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라고 하며 감탄했고, 아이디 minm****인 누리꾼은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요. 결혼하면 마누라는 빵 굽는 고양이에서 강력한 앞 발톱을 가진 무시무시한 호랑이로 변한다오"라고 말하며 이 커플을 응원했다.

오히려 이 커플의 이야기를 보고 위로를 얻었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아이디 bgxk****인 누리꾼은 "저도 작성자님과 비슷한 상황인데, 요즘 전 확신이 없어지고 있었어요. 저도 엄마가 반대하시는데...작성자님의 강한 마음 본받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은 글 하나를 소개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감정을 공유하며 함께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하고 연애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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