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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까지 팔아먹다니"…'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눈물

인천시 동구, 쪽방촌에 생활체험관 추진…주민들, 상품화에 거센 반발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2015-07-12 13:10 송고 | 2015-07-12 14:53 최종수정
괭이부리마을 전경© News1
괭이부리마을 전경© News1


인천시 동구가 대표적인 쪽방촌인 괭이부리마을에 생활체험관 건립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2일 동구 및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으며 오는 17일 구의회에 상정키로 했다.

조례안을 보면 괭이부리마을 내 현재 주민 사랑방으로 활용하고 있는 2층 주택을 6~70년대 생활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생활체험관을 만든다.

구는 생활체험관에 흑백TV, 다듬이 등 당시의 물품들을 비치하고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참가비(1만원)를 받을 예정이다.

이곳에 관광객이 몰리면 다른 관광지와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게 구의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가난’을 상품화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괭이부리마을에는 가난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며 “생활체험관에 관광객이 머물게 되면 이 같은 모습이 낱낱이 공개돼 주민들이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가난이 무슨 자랑이라고 이를 상품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구가 주민들의 부끄러운 일상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한다”고 비난했다.

주민 160명은 이달 8일 생활체험관 건립을 반대하는 서명서를 구와 구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는 조례안이 구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생활체험관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조례안이 통과되면 다음달부터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곳은 6·25 전쟁 직후 조성된 쪽방촌으로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곳이다.


inam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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