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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케이블TV 드라마에 후원 나선 사연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 촬영장소 제공·간접광고
"불법 사채 경각심 일깨울 수 있어"…금감원의 드라마 후원은 처음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5-07-10 06:00 송고
드라마의 주인공인 윤주영(고성희 분)·김도형(김무열 분)이 금융감독원 정문 로비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장면. 주인공 좌우로 보험사기·서민금융지원 등 금감원 관련 입간판이 서 있다(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캡쳐). © News1
드라마의 주인공인 윤주영(고성희 분)·김도형(김무열 분)이 금융감독원 정문 로비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장면. 주인공 좌우로 보험사기·서민금융지원 등 금감원 관련 입간판이 서 있다(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캡쳐). © News1

# 청혼을 받아들여 곧 결혼을 하기로 한 신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과거 불법 사금융 업체로부터 빌린 사채를 갚지 못해 불법 추심업자에 의해 납치된 것이다. 남자는 신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직접 찾아나선다.

금융감독원이 드라마 후원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케이블TV 채널 OCN에서 방송되고 있는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촬영 장소 제공과 간접광고(PPL) 등을 하고 있다. 금감원이 상업 드라마를 후원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해당 드라마 제작진에 서울 여의도 본원을 촬영 장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금감원 정문 로비와 지하주차장, 민원센터 등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근무에 지장이 가지 않게 새벽·주말에 촬영이 진행된다.

촬영 장소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감원은 드라마에 PPL을 하고 있다. 민원 콜센터 전화번호(1332)나 상속인조회서비스 등 금감원이 일반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내용이 입간판으로 제작돼 중간에 노출되는 식이다.

해당 드라마를 후원하는 건 드라마 내용이 금감원의 감독 취지와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 대부업체를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해당 드라마에서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드라마는 첫 화의 도입부터 불법 사금융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경찰의 실종전담반 팀장으로 등장하는 차윤미(이시영 분)는 "학자금 대출과 결혼자금, 전세금 마련 등을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사채에 너무 쉽게 노출돼 있다"며 "이 같은 시장은 연간 12조원에 달한다"고 말한다.

금융사가 일시적으로 어려운 기업에게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관행도 언급된다. 남자 주인공 김도형(김무열 분)이 근무하는 은행의 지점장은 주인공에게 "최근 곤경에 빠진 A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를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한다. 자금난이 닥친 중소기업 사장은 결국 불법 대부업체를 찾는다.

금감원 내부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매주 챙겨보고 있으며 주변에서도 재밌다는 반응"이라며 "일반 국민들도 드라마를 보고 나면 불법 사채를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얼마 전 집 근처 슈퍼마켓의 벤치에서 옆에 앉은 고등학생들이 해당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며 "의외로 많이 보는 것 같아 놀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이 같은 영화·드라마에 대해 후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해당 드라마는 주인공이 불법 사금융에 맞서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금융과 관련이 있으면서 취지가 좋다면 얼마든지 후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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