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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와이브로…'84만명' 가입자 편의도 뒷전?

음영지역 많아 이용불편·기존 가입자해지 절차도 복잡…불만사례 '속출'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5-07-09 08:10 송고 | 2015-07-09 16:56 최종수정
KT 와이브로 고객센터가 해지를 원하는 가입자에게 보낸 절차 관련 안내. © News1
KT 와이브로 고객센터가 해지를 원하는 가입자에게 보낸 절차 관련 안내. © News1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거주중인 주모(27)씨는 KT에서 사용하던 와이브로 기기 '에그'를 해지하려다 진땀을 뺐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공식 대리점을 찾았지만 '전화국'을 직접 방문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화국을 찾아갈 여유가 없던 주씨가 몇차례 항의를 하자 그제서야 KT 고객센터는 팩스번호와 모바일 접수절차를 알려줬다. 팩스 사용이 어려웠던 주씨에게 담당자는 "오늘내로 해지신청서를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협박성 문자까지 보냈다.

#며칠전 이사를 한 전모(32·여)씨는 요즘 SK텔레콤의 'T와이브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전 거주지에서는 간혹 발생하던 끊김 현상이 이사후 급격히 잦아졌고 출근 중 이용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연결되지 않는 게 일쑤였다. 이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변경해 휴대폰으로만 인터넷을 쓰는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서비스를 해지하고 싶지만 약정기간이 남아있어 쓰지도 않는 서비스에 매달 요금까지 내고 있다.
이처럼 이동통신사의 와이브로 서비스가 원할하지 않거나 서비스 해지절차까지 너무 복잡해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8일 KT 고객센터에 따르면 KT 와이브로 서비스 에그(EGG)를 해지하기 위해서는 올레플라자를 방문하거나 팩스로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올레플라자는 과거에 '전화국'이라고 불리던 곳으로 전국에 200여곳밖에 없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부분의 서비스 해지 절차가 전화문의만으로 해결되는 것에 반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와이브로 고객이 상당히 소규모라는 점이 관련서비스가 소홀해지는 이유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5월말 기준 현재 와이브로 이용자는 84만3040명이다. 2012년 12월 104만978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12월 98만3387명, 2014년 12월 86만8481명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통사별로는 KT가 현재 73만7474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SK텔레콤은 10만5566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와이브로를 서비스하지 않는다.

이같은 와이브로 가입자 감소는 롱텀에볼루션(LTE) 확산과 함께 시작됐다. 이통사들이 LTE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이동전화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 폭증으로 주파수도 모자란 실정이라, 와이브로 대역으로 할당한 2.3기가헤르츠(㎓) 주파수도 LTE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와이브로에 대해 투자 필요성도 적다보니 서비스가 끊기는 음영지역에 대한 개선도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음영지역에 따른 보상도 불가능하다. SK텔레콤과 KT는 음영지역에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서는 회사가 손해배상을 하지 않는다고 약관에 명시해 뒀다. 본인의 지역이 음영지역일 경우 서비스 불통은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며, 앞으로의 설비 투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도 2013년 10월 와이브로 서비스는 유지하되 해당 대역에 관한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육성으로 결정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도 포기한 상태라 네트워크 투자를 늘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사용자가 남아있어 서비스 중단은 하지 못하지만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LTE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도 상당히 많다"며 "와이브로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테더링' 등을 활용해 다른 기기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입자 감소세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는 "와이브로 품질을 높이고 음영지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에그 등 신제품과 데이터 추가 충전 등 관련 서비스도 계속 준비 중"며 "본래 시스템은 고객센터로 팩스를 통해 해지 신청을 하면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데 일부 상담사가 임의대로 잘못 고지하는 경우가 있어 바로잡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음영지역 관련 손해배상 약관. 음영지역의 경우에는 SK텔레콤의 손해배상 책임이 감면된다고 명시돼 있다. © News1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음영지역 관련 손해배상 약관. 음영지역의 경우에는 SK텔레콤의 손해배상 책임이 감면된다고 명시돼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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