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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행복주택 가보니…삼전 '물량 적고'·강일 '신혼부부 좁다'

강일지구, 29㎡ 346가구 공급…"1인가구 적합하지만 신혼부부는 무리"
삼전지구 호평·내곡지구 반신반의…"역세권 장점있지만 물량 배정 아쉬워"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5-06-30 07:35 송고 | 2015-06-30 12:33 최종수정
서울 강동구 강일지구 행복주택 예정지인 강일11단지 아파트 전경. © News1
서울 강동구 강일지구 행복주택 예정지인 강일11단지 아파트 전경. © News1

정부가 행복주택을 추진한지 2년 만에 첫 입주자를 맞는다. 이달 말 송파삼전·서초내곡·강동강일·구로천왕 등 4개 지구 874가구에 대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실시한 뒤 오는 10월 입주하게 된다.
 

29일 찾은 행복주택 입주 예정지 3곳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346가구로 적지 않은 규모인 강동구 강일지구는 주택 내부가 좁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초구 내곡지구는 입지를 놓고 볼 때 대학생보다는 다른 계층에게 더 많은 가구를 배정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강동 강일…"29㎡? 신혼부부 살기엔 좁아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이곳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10여분을 가면 행복주택 예정지인 강일지구에 도착한다.
 

강일지구 11단지인 이곳은 29㎡ 주택형만 공급된다. 모두 행복주택으로 공급된다. △신혼부부 208가구 △사회초년생 70가구 △고령자 34가구 △주거급여수급자 34가구 등이다.
 

표준 임대료는 공급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신혼부부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만원으로 책정됐다. 보증금을 2500만원으로 줄이면 월세가 34만원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보증금을 7580만원 넣으면 월세는 12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강일지구에는 29㎡ 주택형 아파트가 없어 직접적인 가격 비교는 쉽지 않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주변 오피스텔 29㎡ 주택형과 비교하면 월세 부담이 적은 것은 맞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강일동 주민센터 주변에 위치한 오피스텔 29㎡ 주택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55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돼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초기 보증금 부담이 적진 않지만 월세가 20만원 이상 저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주택 내부가 주된 수요층과는 맞지 않아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강일지구 공급물량 중 60%는 신혼부부 대상이다. 29㎡ 주택형에 2인 가구가 살기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과 하남의 경계선상에 위치해 업무지구까지의 이동 시간이 적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46·여)씨는 "주소는 서울 강동구 강일동이지만 생활권은 다르다고 봐야한다"며 "도시개발구역이기는 하지만 생활환경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배명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행복주택 삼전지구 공사현장. © News1

◇송파 삼전 "교통환경 개선 기대감에 수요↑"

삼전지구 행복주택은 송파구 삼전동 배명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해있다. 지하철 8호선 석촌역과는 1.6km 정도 떨어져있어 도보로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2016년이면 배명사거리에 지하철 9호선 삼전역(가칭)이 들어서 교통 환경이 우수해질 것으로 보인다. 행복주택 예정지에서 삼전역까지는 500m 거리다.
 

삼전지구에 들어서는 행복주택은 총 40가구다. △대학생 5가구 △사회초년생 11가구 △신혼부부 12가구 △고령자 4가구 △주거급여수급자 8가구 등이다.
 

신혼부부는 26㎡ 주택형 9가구·41㎡ 주택형 3가구다. 표준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26㎡ 주택형 4760만원·24만원 △41㎡ 주택형 6800만원·35만원이다.
 

인근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3~26㎡ 원룸이 건물 상태에 따라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월세 40~50만원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다"며 "당장 보증금 부담이야 크겠지만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월세 부담이 적은 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강남 등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행복주택 지구별 사회초년생 기준 보증금·월임대료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행복주택 지구별 사회초년생 기준 보증금·월임대료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초 내곡…"역세권 이점있지만 대학생 수요는 글쎄"

서초 내곡지구는 초역세권 입지가 강점이다.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과 바로 맞닿아있다. 전통적인 업무지구인 강남역이나 신흥 업무지구로 떠오르고 있는 판교역까지 전철로 7분이면 갈 수 있다.
 

이 같은 입지적 장점 때문에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내다봤다.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한테 가장 좋은 것은 직주근접 아니겠느냐"며 "신분당선 초역세권이기 때문에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곡지구 행복주택과 인접한 서초포레스타 6단지 59㎡ 주택형은 보증금 1억~3억에 월세 50~150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행복주택 공급 주택형이 20~29㎡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집이 작은 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사회초년생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입주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공급 대상별 공급 물량이다. 내곡지구는 △대학생 28가구 △사회초년생 28가구 △신혼부부 13가구 △고령자 9가구 △주거급여수급자 9가구 등 87가구가 공급된다.
 

내곡지구 공급물량 중 3분의 1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근거리에 대학교가 많지 않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계산입구라는 지하철 역 이름처럼 여기는 산 아래 동네라 근처에 학교가 없다"며 "대학생들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너무 멀다"고 말했다.
 

그는 "월세가 저렴하기 때문에 신청하는 학생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대학생들에게 배정하기 보다는 사회초년병이나 신혼부부에게 주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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