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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대] 전투력 떨어뜨리는 '전투복' 오명 벗을까

기존 사계절용 전투복…통풍성 없고 뻣뻣해 장병들 불만
軍 민간업체 컨소시엄 구성해 쾌적한 전투복 개발 박차 …"왜 이제서야" 지적도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06-27 10:00 송고
자료사진. 2015.2.13/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자료사진. 2015.2.13/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군 장병들의 의식주 생활과 관련 복지차원에서 유독 발전·개선이 더딘 부분이 있다면 '의복' 즉 입는 문제 였다.

군 나름의 개선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투복은 여전히 뻣뻣하고 거칠며, 더운 여름에는 습기 방출도 잘 안됐다. 그래서 전투력을 저하시키는 전투복이란 오명이 뒤따랐다.
최근 수년 간 군 당국의 전투복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면 즉흥성과 경솔함이 읽힌다.

지난 2011년 군은 위장효과를 강화하고 신축성을 고려한 디지털 무늬 사계절 전투복을 내놨다. 현재 군 장병들이 입는 전투복이다.

그러나 기존 얼룩무늬 전투복, 일명 개구리복보다 오히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특히 기존 하계와 동계를 구분했던 데서 사계절용으로 개발한 것이 패착이었다.

한반도 지역은 동계와 하계의 온도차가 섭씨 50도 가량 벌어진다. 겨울에 입을 옷을 여름에 입자니 불편함은 여간 심하지 않았다.

군은 서둘러 여름철 전용 전투복을 2013년 보급했지만 하계 얼룩무늬 전투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둘러 여름 전투복을 내놓다보니 기존 전투복의 문제점을 개선할 시간이 없었던 셈이다.

◇내구성과 유연성 사이의 딜레마

유달리 전투복에 대한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장병들의 '먹고 자는' 문제의 경우  "잘 먹으면 잘 싸운다", "잘 자면 잘 싸운다"라는 등식이 간단하게 성립된다.

일례로 2015년 군 급식 개선안을 살펴보면, 장병 1인당 급식비가 기존보다 5% 오른 7190원으로 책정됐다. 바깥에서 사먹는 식사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육류 제공량도 꾸준히 늘어 최근엔 국내산 소고기가 수입산 소고기를 완전히 대체했으며, 오리고기도 1년에 12번꼴로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군대에서 배고팠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자는 문제 역시 생활관 내 소대 단위 침상형에서 개인 침대형으로 꾸준히 교체돼 왔으며, 올해까지 교체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입는 문제 즉 전투복의 경우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말그대로 전투시 입는 옷이어서 내구성과 내열성, 위장성 등 전투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단단해야 하고, 야전에서 뛰고 구를때의 손상도 최소화 되어야 한다.

전투기능을 고려하다보니 쾌적성과 유연성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반면 쾌적성과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장병들이 겪는 불편함이 크다. 불편한 옷을 입은 데 대한 스트레스는 결국 전투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온 게 우리 전투복이었다.

◇ 사계절 전투복에서 다시 겨울-여름 구분짓기로

국방부는 최근 한반도 기후에 적합한 동계와 하계전투복 품질개선 사업계획을 내놨다.

기존 수의계약 시스템이었던 데서 전투복 개발에 참여할 의지를 가진 의류업체들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세대 전투복을 개발키로 했다.

전투상황이 요구하는 내구성과 내열성을 지니면서도 여름철엔 쾌적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전투복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현재의 사계절 전투복 개념에서 다시 동계와 하계를 구분짓기로 했다.

사계절 전투복을 내놓은지 5년여만에 다시 계절 구분용 전투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 기존 전투복은 원단에 기능성 원료를 후가공 처리하는 탓에 뻣뻣했다. 차세대 전투복은 전투상황이 원하는 기능자체가 들어있는 원사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기능성 부여시에는 신축성과 유연성을 향상시켜 착용감과 활동성을 개선하는 한편 적외선 반사율도 선진국 전투복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차세대 하계 전투복이 보급되는 2017년 6월부터 장병들은 쾌적하고 시원한 전투복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구성과 쾌적성을 겸하는 전투복이 개발된다고 하니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찜찜한 기분도 없지않다.

원료 가공 방식과 원단 개발 등의 변화로 전투복이 편해질 수 있다면 "왜 이제서야 전투복 개선에 나서는가"라는 물음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전투복은 군사 무기나 다른 장비처럼 언제 교체·개선해야 한다는 일정한 기준 자체가 없었다"며 "전투복이 사회발전상에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군사 무기 등은 변화하는 안보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개발하고, 일정 주기로 대체·도입해야 하지만 전투복에는 그런 개념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장병 복지 차원을 보다 더 고려했더라면, 쾌적한 하계 전투복을 더 일찍 입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bin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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