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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평 아파트가 대마초 농장?…9만2천명분 재배한 비결이

재배 위해 외부 빛 완전 차단…LED 전구·환풍시설·냄새 차단 시설까지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5-06-24 12:15 송고 | 2015-06-24 14:29 최종수정
2015.06.24/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015.06.24/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대마초를 재배하고 판매, 흡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된 대마초 사범 이모(39·무직)씨가 재배한 대마는 46주(株)로 약 9만2000명이 동시에 흡연 가능한 양이다.

이씨는 지난 2007년 뉴질랜드에 이민한 뉴질랜드 국적자였지만 타지 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부모님을 남겨둔 채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귀국 후 2013년 3월 지인인 캐나다인에게 대마 씨앗을 얻고 재배 기술을 배워 경기도 용인시의 33평 규모 아파트 내에서 텐트 2개를 설치해 LED 전구, 환풍시설, 온· 습도계, 냄새 차단 시설을 등을 갖추고 대마를 대량으로 재배해 판매했다.

환풍시설은 국내에서 구입이 가능했지만 LED 전구 등은 인터넷을 통해 외국에서 사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대마는 특유의 향이 강해 가정집에서 몰래 재배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아파트 내에서도 환풍시설과 재배시설을 갖추면 대규모의 대마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방문을 열고 텐트를 열었을 때가 돼서야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강한 향을 느꼈다"면서 "이씨의 이웃들은 전혀 의심할 수 없던 상태"라고 말했다.

이씨는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 집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했다. 방과 창을 커튼 등으로 꽁꽁 싸매 외부에서 빛이 방으로 하나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수확한 대마는 병에다 담아놓고 판매했다.

첫 모종의 경우는 온도를 26도로 유지했고 습도도 60%를 넘지 않도록 관리했다. 대마가 자랄수록 온도와 습도를 조절했다. 태양열과 같은 온도를 낼 수 있는 LED 전구를 사용했고 그로 인해 전기세도 한 달에 80~100만원가까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확한 대마를 등급을 나눠 팔았다. 대마 꽃봉오리가 진 상태는 일명 '버드'라 부르며 비교적 높은 가격인 20여만원을 받았다. 잎사귀는 손님을 끌기 위해서 공짜로 주기도 했다. 평균적으로 대마 1g에 보통 15~2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왁스´로 불리는 대마추출물. (서울 남대문경찰서 제공) © News1
이른바 ´왁스´로 불리는 대마추출물. (서울 남대문경찰서 제공) © News1

판매가 계속되면서 수법도 교묘해졌다. 일명 '왁스'라는 대마 추출물을 전자 담배 파이프 안에 발라서 피우기도 했다. '왁스'는 대마를 젤 형태로 제작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금연파이프를 물고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왁스'는 통상 30만원에 거래 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씨는 판매 사범 5명에게 대마를 공급했는데 이들은 모두 해외 유학생이었다.

이들은 대마초 흡연이 허용되거나 관대한 해외에서 대마를 접하게 돼 국내에 들어와서도 대마를 지속해서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유학을 하면서 알던 사람끼리 연결되면서 그 규모는 점점 커졌다.

하지만 입건된 이들 중 유명인이나 재벌 2세, 고위공직자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와 판매 사범은 서로 지인을 소개해 약 100여명이 이들을 통해 대마 흡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중 이씨를 포함해 74명을 입건했다. 판매 사범 이모(22)씨 등 5명은 구속됐고, 단순 흡입 사범 68명은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마약재배청정국으로 여겨졌는데 이번 사건으로 동종 범죄가 일어날까 우려된다"면서 "현재 추가로 30여명에 대해 혐의를 포착하고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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