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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도 맞는 표현"...표준어 원칙, 너무 느슨해진것 아닌가요?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5-06-22 13:56 송고 | 2015-06-25 08:51 최종수정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내용 캡처 © News1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내용 캡처 © News1


이전까지 부정적인 표현에만 써야 했던 '너무'를 앞으로는 긍정적인 표현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2일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의미로 긍정적인 서술어와 어울려 쓸 수 없었던 ‘너무’가 현실 쓰임의 변화에 따라 지난 15일자로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 뜻풀이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처럼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어울려 쓸 수 있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이전까지 '너무 고맙다'라는 표현 대신 '정말 고맙다/정말로 고맙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

일각에선 그러나 국립국어원이 언어사용의 세태변화를 감안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표준어 사용 원칙을 너무 유연하게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엄연히 잘못된 표현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표준용법으로 인정해 준단 말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은 "기존 어법에 맞지 않거나 사회에서 많이 쓴다고 해서 그냥 인정해 줄 게 아니라 제대로 쓰게 끔 (국립국어원이) 계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에서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개기다' '꼬시다' '딴지' '섬찟' '삐지다' 등 어휘를 표준어를 인정하고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반영했다.

국립국어원은 1999년 '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한 후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들을 계속 검토해 나가고 있는데, 2011년에도 짜장면·맨날·눈꼬리 등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추가한 바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번 의미를 변경한 '너무'의 경우도 지난 10년간 논쟁이 있었다"며 "언어는 시대에 따라 의미가 변하거나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연스런 변화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기존의 규범으로 묶으면 일상 대화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제한적으로 표준어로 새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아무 많이 쓰인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이른바 '외계어'나 과도한 축약어는 결코 표준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에서 새로 표준어로 인정된 어휘들. © News1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에서 새로 표준어로 인정된 어휘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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