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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중 제주 간 경기교육청 기관장들…황제출장?(종합)

3박 4일 제주도 출장 관용차에 기사까지 대동
지역교육청들 “제주 일대 경기장 돌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2015-06-22 13:45 송고
2015.06.18/뉴스1 © News1
2015.06.18/뉴스1 © News1

경기도교육청 소속 산하기관장(교육장)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기간 중 무더기 제주도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관장들이 (제주)출장 기간 내내 기사까지 두고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이 제주도로 향한 날은 국내 처음으로 초등학교 여학생이 메르스 검사를 받은 날로 교육당국이 비상이 걸린 시기였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관용차에 기사까지 대동해 제주 출장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여학생이 타 지역이 아닌 경기지역 학생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산하기관장들의 제주도 출장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경기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 A초교 한 여학생이 고열 등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인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9일 A초교 관할 교육장을 비롯한 20여개 지역교육청 교육장들이 3박4일 일정의 제주도 출장에 나섰다.

◇초교생 메르스 검사에 교육당국 비상
당시 이 여학생은 메르스 1번 환자와 같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발열 등의 증상이 있어 학교와 보건당국에 이 사실을 알리고 메르스 검사를 받았으며, 관할 교육청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둘러 비상대책본부를 차렸다.

교육부도 황우여 부총리 주재 하에 긴급 회의를 갖고 해당 학생의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원을 해당 교육청 급파하는 등 대책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바로 이어 경기지역 사립유치원 10여곳도 메르스 확산 우려로 일주일간 휴업키로 결정하고, 체험학습과 단체활동 등의 무기한 연장에 돌입했다.

◇20여개 지역교육장 아랑곳 하지 않고 제주도 출장 강행

하지만 이 시기에 경기도내 교육수장들은 자리에 없었다.

A초교 관할 교육청 교육장은 물론 대다수 지역 교육장들이 제주도 출장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열린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이달 2일부터 정상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는 A초교 학생의 메르스 검사 소식에 일부 교육청이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유치원과 학교들이 첫 휴업에 돌입한 시기와 맞물린다.

◇관용차에 기사까지 대동한 황제출장?

문제는 상당수 교육장들이 제주도 출장 내내 기사까지 대동해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경기중부지역 B지역교육청 교육장의 교통편을 보면 지난달 29일 새벽 6시 관용차를 타고 완도로 출발해 오후 1시30분 제주행 선박에 관용차를 싣고 제주도로 출발, 3박4일 일정의 제주 출장을 소화한 뒤 1일 오후 2시 배편을 이용해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B지역교육청 교육장과 같은 시간대 배편을 이용한 교육장은 모두 3명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에도 일부 교육장들이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 교육장은 출장 신고도 없이 제주행 출장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육장은 근무지를 이탈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셈이 됐다.

◇해당 교육청들 “제주 일대 경기장 돌기 위해 (관용차 사용)어쩔 수 없었다”

C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선수들이 제주도 일원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관용차를 끌고 간 것 일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해마다 전국소년체전이 있을 때면 관행적으로 그래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D지역교육청 관계자도 “제주도도 엄연한 출장이기 때문에 관용차를 타고 다녀오는 것은 당연하고 문제 또한 없다”며 “확대해석은 말아 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들 교육장들의 제주행 출장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장은 “학교장들은 메르스 확산 우려 때문에 밤잠도 못자고 24시간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노심초사 했는데....이 시기에 그것도 무더기로 교육현장을 뒤로 하고 제주도로 출장을 가는 법은 없다”며 “소년체전이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는 모르겠지만....정말이지 한심해서 할말을 잃었다”고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교장도 “제주도 출장의 경우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관용차에 그것도 기사까지 두고 제주도를 다녀왔는지....이런 황제식 출장이 따로 없다”며 “이런 비상시국에 제주 출장을 강행한 것도 문제지만 관용차까지 사용했다는 것은 같은 교육자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도 보고 체계 및 초기대응 등에 허술함을 보였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 온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메르스 기간 역시 안일한 초기대응에 나섰다는 비난이 쏟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l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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