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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화가 국내전화로 둔갑…10억대 국제전화 중계 사기

DMT 18대·대포폰 600여대로 해외서 걸려온 전화 중계…밀린 요금만 9억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5-06-11 12:00 송고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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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유심칩과 불법 통신장비를 이용해 국제전화를 사설 중계하는 수법으로 1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의 혐의로 주범 엄모(56)씨를 구속하고 공범 최모(63)씨 등을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미국, 홍콩 등 해외에서 걸려온 국제전화 통신 신호를 불법 통신중계장비인 DMT(Digitai Mobile Trunk)로 수신한 뒤 이를 수신자에게 전송해 국제전화 연결 때 납부해야 하는 요금 9억원을 떼어먹고 외국 통신사로부터 1억원의 중계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DMT는 휴대전화의 유심(USIM:개인식별모드) 수십개를 동시에 장착해 각 휴대전화가 통신중계장비 역할을 할 수 있다.

사기 일당의 주범인 엄씨는 통신장비 기술자로 일한 경험을 살려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동료 기술자 최씨, 중고 휴대전화 판매업자 김모(48·여)씨 등과 국제전화 중계 사기를 계획했다.
엄씨는 2013년 7월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중국에서 특수 제작한 서버 2대와 DMT 18대를 대당 150만~2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홍콩에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만든 최씨는 국제전화 통신요금을 거래하는 '홀세일' 사이트에 접속해 미국, 홍콩 등지의 해외 별정통신업체 8개사와 국제전화 중계 계약을 맺었다. 이 통신 사업자 고객이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걸면 엄씨가 신호를 받아 국내 수신자에게 중계한다는 계약이다.

엄씨는 중고 휴대전화 판매업자 김씨가 준비한 유령법인 명의로 개통된 대포폰 600여대의 유심칩을 통신중계장비에 장착하고 지난 2월까지 미국, 홍콩 등지에서 걸려오는 국제음성신호를 받아 이를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가 건 것처럼 전환시키는 수법으로 국제전화 중계를 했다.

이런 방법으로 대포폰 600여대에 부과돼 연체된 국제전화요금만 9억원에 달했다. 임씨는 또 해외 통신사업자한테 받은 중계료 1억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엄씨 일당은 해외통신사업자로부터 중계료를 홍콩 현지 법인 계좌로 입금받아 이를 국내에 있는 친구나 지인 수십명의 계좌로 분산 이체한 뒤 이들을 직접 만나 현금을 인출하는 환치기 수법으로 돈을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경기 부천시, 서울 강서구 일대 다세대 주택과 오피스텔을 옮겨 다니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많은 양의 국제전화가 걸려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DMT 설치 의심장소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등으로부터 국내로 걸려온 국제전화가 이러한 중계장비를 거쳐 국내 휴대전화 간 통화로 둔갑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유사 범죄 예방을 위해 수사를 계속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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