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서울시, 'SIB 복지모델' 첫도입…'그룹홈' 아동 자립돕기

민간이 先 투자, 사업성과 있으면 공공이 집행…경계선지능 아동 100명 대상 사회성·지적능력 개선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5-06-01 11:00 송고
자료사진.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아동복지시설인 남산원에서 어린이들이 뽀로로택시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2014.12.24/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자료사진.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아동복지시설인 남산원에서 어린이들이 뽀로로택시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2014.12.24/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서울시가 증세없는 복지의 대안으로 선진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다.
 
1호 SIB 사업 대상은 정상과 지적장애의 경계에 있거나 경미한 지적장애를 가진 그룹홈(소규모 공동생활 가정) 생활 아동으로, 민간의 선(先)투자로 이들을 교육해 자립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냥 두면 나중에 큰 재정이 들어가는 문제를 민간재원을 활용해 조기 개입, 초기 사업부담을 낮추면서 길게는 재정투입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사업효과가 주목된다.
  
서울시는 사회문제에 대한 예방복지를 강화하고 민간참여로 재정 집행을 최소화기 위해 SIB를 아동복지사업에 첫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SIB는 민간재원으로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이 끝난뒤 성공여부에 따라 시가 예산을 집행, 투자자에게 성과를 보상하는 새로운 공공예산 집행 모델이다.
 
2010년 영국 피터버러 시(市)가 단기 재소자들의 재범율을 낮추기 위해 SIB를 처음 선보인 이래 예방효과가 큰 아동·청소년, 청년 분야 등에 빠르게 확산 중이다. 복지수요가 급증하지만 재정은 넉넉하지 않은 정부·도시 등이 예산을 아끼면서 더 효과적인 사업효과를 위해 SIB를 도입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다.  
 
SIB는 민간이 진행한 사업이 성과를 냈을 때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행정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기업 등 투자자는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사업 성공 시 원금은 물론 성공보수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 '윈윈'이다.
 
서울시 1호 SIB 사업은 시내 62개 아동복지시설(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지능(IQ 71~84) 및 경증지적장애(IQ 64~70) 아동 100여명이 대상이다. 정서불안과 학습부진, 따돌림 등 문제를 겪는 경계선지능 아동들이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데 착안했다.
  
이들은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학습능력이 다소 떨어지는데 정신지체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18세 성인이 돼 시설을 퇴소할 때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 아동의 15배가 넘어 방치할 경우 개인의 불행은 물론, 일생에 걸쳐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시는 SIB 사업으로 3년간 이들에게 정서치유 및 사회성, 지적능력 개선 프로그램을 실시해 자립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시가 선정한 총괄운영기관이 민간투자자와 사업수행기관을 통해 아동 교육에 나서고, 사업 종료 후 제3의 평가기관이 성과를 개관적으로 평가한다.
  
3년 뒤 정상범주로 올라온 경계선지능 아동이 32명을 넘으면 성공으로 판단, 서울시가 사업비(3년간 10억원)와 성공인원에 따라 인센티브(최대 연 10% 이자)를 지급한다. 사업이 실패할 경우 민간 투자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사업이 성공하면 시가 민간투자자에 사업비와 성공보수를 줘야하지만 경계선지능 아동들에게 추후 막대한 복지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손실은 민간이 떠안기 때문에 서울시는 손해볼 게 없는 구조다.
 
시는 사업 성공 기준인 경계선지능 아동 32명이 정상 지능으로 진입하면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약 3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소외 아동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일생에 걸쳐 발생할 사회적 비용이 사라지는 것이다.
  
시는 이와 관련해 오는 15일까지 이번 사업을 총괄운영할 기관을 공모한다.
  
시는 앞으로 예산절감과 다양한 사회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SIB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폭력 예방사업,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 노숙인 자립지원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제진흥실에 사회성과 보상사업팀을 신설, 하반기부터 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효성 시 행정1부시장은 "SIB 1호 사업을 시작으로 청소년, 어르신, 새터민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해 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chacha@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