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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턱 낮춰준 '제4이동통신', 약일까 독일까

이통3사는 치킨게임, 알뜰폰은 적자경영..4~5조 투자 필요한 제4이동통신, 누가?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5-05-31 16:34 송고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는 제4이통 출범을 위한 지원책, 요금 인가제 페지계획 등을 밝혔다. 2015.5.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는 제4이통 출범을 위한 지원책, 요금 인가제 페지계획 등을 밝혔다. 2015.5.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가 과점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 제4의 사업자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두팔을 겉어붙이고 나섰다.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 후발 사업자를 들이겠다는 계획인 만큼, '지원책'도 푸짐해졌다. 제4이동통신 출범을 위한 '문턱'을 낮춘 정부는 연내 사업자 선정까지 마치겠다는 목표다. 
◇제4이통 출범하면 경쟁촉진 기대...약일까

국내 정보통신(ICT) 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제4이동통신(신규사업자) 설립을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제4의 이동통신사가 등장하는 것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가 과점하고 있는 이동통신업계에 '판'을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다. 

제4이통이 추진되는 것이 이번은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제4이동통신을 추진했다. 가계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는 경쟁 촉진을 위해 제4이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주파수우선할당 이외엔 별다른 정책적 지원이 없던 과거와 달리 지원책도 대폭 보강됐다.
미래부는 제4이통이 기술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2.5㎓(TDD, 40㎒폭)과 함께 기존 이통3사가 쓰는 2.6㎓(FDD, 40㎒폭)도 우선 할당키로 했다. 

네트워크 구축이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한 대형 사업인 만큼, 후발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계적 네트워크 구축도 허용해준다. 서비스 개시 시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소 25% 커버리지(인구대비)만 구축하도록 해준 것. 5년차까지 95% 이상 전국망을 구축하면 된다.

로밍 제공도 의무화했다. 의무제공사업자(기존 통신사)는 제4이통이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5년간 신규사업자의 망 미구축 지역을 대상으로 로밍을 제공해야 한다. 기존 통신사의 망을 공동사용하도록 해주는 지원책이다.

상호접속료도 차등 적용키로 했다. 상호접속은 A통신사 고객이 B통신사 고객과 통화할때 상대망에 대한 이용 대가로 제4이통에 대해서는 기존 통신사와 다른 상호접속료를 적용해주겠다는 지원책이다.  

미래부가 이처럼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까지 제4이통을 출범시키려는 이유는 자유 시장 경제의 최고 원칙인 '경쟁 촉진'을 통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다. 그 이면엔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적 판단도 포함돼 있다. 과점 시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통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들어와서 '혁신'을 일으키면 가격 인하, 서비스 강화 등의 자극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통신3사 치킨게임에 '속빈강정' 알뜰폰까지..제4이통 독될까

이통통신 가입자는 5700만명이 넘는다. 이미 인구수를 넘어설 정도로 포화 상태다.'돈놓고 돈먹는' 보조금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한정된 고객수를 뺏고 뺏기 위해서다.

최근 미래부 주도로 데이터 요금제가 등장하면서 통신3사간 '요금제 경쟁'까지 가열돼 이통 시장에 3사간 경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 등장은 음성통화 비중이 높은 일부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변화다. 요금제 경쟁으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여전히 불법 리베이트가 벌어질 정도로 통신3사의 고객 쟁탈은 '치킨게임'을 방불케하는 실정이다.

4년전 등장한 알뜰폰 시장도 통신시장에 후발주자로 이미 활동하고 있다. 알뜰폰은 최근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지만 전체 27개 사업자 중 일부 사업자를 제외하고 여전히 대부분 적자 상태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해까지 24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속빈강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존 이통3사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고 알뜰폰 시장은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최소 4조~5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제4이통 출범을 추진하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전국 망 구축에 최소 2조 원 이상 투자가 필요하고 기존 이통 3사는 1년에 마케팅 비용으로 약 8조 원을 쓰고 있다. 초기 주파수 확보에도 최소 1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제4이통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설'만 난무한 상황이다. CJ헬로비전(CJ그룹), 현대HCN(현대백화점 그룹), 티브로드(태광그룹)가 대표적인 예상 후보들이다. 해당 기업들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 미래부가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향후 기업들이 사업성 등을 평가하며 내부 검토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제4이통 출범시키려는 배경에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가 '통신비 인하' 부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익성은 날로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조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4이통에 누가 나설 수 있겠냐"고 말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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