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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속숨은이야기]삼겹살·치킨 지겹지도 않니...오리의 재발견

돼지고기 가격 3년만 최고치…오리, 육류 중 불포화지방산 함량 가장 높고 맛도 좋아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05-29 18:04 송고 | 2015-05-30 20:38 최종수정
지난달 30일 서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농협축산경제와 한국오리협회 등 관계자들이 5월2일 '오리데이'를 맞아 오리 무료 시식행사를 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농협축산경제와 한국오리협회 등 관계자들이 5월2일 '오리데이'를 맞아 오리 무료 시식행사를 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나들이철을 맞아 돼지고기 값이 천청부지로 치솟더니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돈육 대표가격이 5월 평균 ㎏당 5862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다. 2011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350만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한 그해 12월 6072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비싸다.

    

올해에도 185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총 17만2734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한데다 지난해 발생한 유행성 돼지 설사병으로 어미 돼지의 수가 감소한 반면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5월을 맞아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것.

    

캠핑을 가면 으레 숯불에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을 생각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다. 숯에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검게 탄 고기 부위에는 발암물질로 지정된 벤조피렌이 함유돼 있다. 또 돼지고기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단백질 성분이 분해되면서 유해물질인 헤테로싸이클릭아민(HCAs)이 생성된다. 이 역시 발암추정 또는 발암가능물질로 구분돼 있다.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고 싶다면 훈제오리를 구워먹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훈제오리는 1차 조리가 돼 있어 살짝 굽기만 하기 때문에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에 노출되거나 태울 가능성이 적다. 그만큼 벤조피렌을 섭취할 확률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또 옛말에 쇠고기는 누가 사준다고 해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누가 사준다고 하면 얻어먹고, 오리고기는 내 돈 내서라도 사먹어라는 말이 있다. 오리는 다섯가지 이익의 '오리'라 할 정도로 효능이 뛰어나다.

    

오리고기 자체가 육류 중에서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가장 높고, 단백질, 무기질 등이 풍부한 식품이다. 닭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높지만 올렌산, 리놀렌산 등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으로 오히려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날아다니는 등푸른 생선이라 표현할 정도다.

    

체내 대사활동에 필수적인 라이신 등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 무기질 함량도 높다. 체내 대사조절, 성장기 발육촉진, 피로회복, 면역력 강화에 관여하는 비타민 A와 B군이 타 육류에 비해 풍부하다. 여기에 콜라겐, 황산 콘드로이틴 등의 함량이 높아 피부미용과 뼈, 관절, 연골의 생성에도 기여한다.


오리고기를 이용한 가공식품들. © News1
오리고기를 이용한 가공식품들. © News1

국내 오리고기의 소비 형태는 훈제오리가 46%로 가장 많고 오리구이 37%, 오리탕 7%, 오리찜 4%, 오리전골 3% 순이다. 조리법이 다양하지 않아 구워먹거나 탕으로 먹는게 대부분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향토음식 경연대회를 통해 전통 오리요리가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충북 음석의 매운 오리스테이크라던지, 경남 산청의 한방오리백숙, 전남 익산의 허브오리 찰흙구이 등이 개발됐다.


중국에서 선보이고 있는 오리요리들. © News1
중국에서 선보이고 있는 오리요리들. © News1

세계에서 오리를 가장 많이 기르고 생산하는 중국은 지역별로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오리요리가 존재한다. 오리를 소금물에 절여 먹는 옌쉐이야는 난징의 약 1000여년 역사가 깃든 명물이다. 하얀 오리고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맛이 고소한 것이 특징이며, 귀한 손님이 오면 반드시 올리는 요리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북경오리(카오야)는 대추나무 등의 유실수로 구운 오리를 야채와 함께 밀전병에 싸서 소스에 찍어 먹는다.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이 난징을 도읍으로 삼으면서 황실에서 즐겨먹었고, 이후 베이징으로 천도하면서 궁중 요리로 자리잡은 음식이다.

    

중국 후난성에서 발달한 창반야는 오리를 약재에 담갔다가 건조시키고 구워내는 것으로 단맛, 매운맛과 짠 맛이 조화를 이룬다. 중국 푸젠성의 장무야는 생강이 많이 들어가는 탕으로 겨울철의 온기를 보충해 주어 건강식으로 유명하며 쓰촨성의 옌쉰야는 훈제오리의 고소한 맛과 담담한 풍미가 잘 어울리는 일품 요리다.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요리들. © News1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요리들. © News1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에도 각 지방과 유명 식당별로 오리를 이용한 독특한 요리를 선보인다. 푸아그라는 캐비어, 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에 꼽히는 프랑스 요리의 대표주자다. 보통 거위의 간을 푸아그라라 하지만 오리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카나르 알 라 프레스는 구워진 몸통을 압착해 육즙을 내고 오리 간, 버터, 코냑 등을 첨가하는 고급 요리며, 콩피 드 카나르는 오리 다리를 소금으로 간하고 허브로 향을 내어, 자체 지방으로 굽는 남서부의 요리다. 콩피 드 카나르를 먹으면 행운이 온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만드는데 정성이 깃들어져 행복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그레 드 카나르는 오리의 가슴살을 소스에 졸여서 먹는 것으로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오리 요리법이 개발돼 있는 만큼 국내 수요층의 취향에 맞춰 요리법을 개발하는 게 요구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오리를 이용한 손만두, 동그랑때, 너비아니, 소시지 등 가공식품 개발은 이뤄진 상태"라며 "여기서 한발 나아가 가정에서 오리고기를 먹을 수 있는 요리법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식당에서 판매할 수 있는 고급 오리요리법을 개발해 보급화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오리고기 생산액은 1990년 375억원에서 2010년 1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8%씩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오리의 약 95%가 계열화 업체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코리아더커드, 주원산오리, 모란식품, 정다운, 화인코리아 등 상위5개사가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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