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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지분 亞 4위·상임이사석 확정적...부총재 자리는?

지금까지 협상결과만으로 체면은 차린듯..부총재 자리는 여전히 안갯속
정부, 미국과의 가교 역할을 강조하며 부총재 자리 확보 노력 전망

(세종=뉴스1) 민지형 기자 | 2015-05-23 06:00 송고
최희남 차관보가 AIIB가입과 관련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희남 차관보가 AIIB가입과 관련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57개 창립회원국이 22일 끝난 싱가포르 AIIB 수석협상대표 비공개회의에서 운영규정 초안 작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3%대 후반의 지분율을 기록하며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아시아국가 37개국 중 네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게 됐다.
다만 역외 국가 지분협상에 따라 독일이 한국보다 많은 지분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회원국 전체로는 5위를 차지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3일 "어제 끝난 싱가포르 AIIB 수석협상대표 비공개 회의에서 출자(지분)비율 윤곽이 나왔다"며 "한국은 역내 국가 중 4위 정도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독일, 영국 등 역외국가들의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회원국 전체로는 독일 정도가 우리보다 많은 지분을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내에서 한국 정부가 뒤늦게 창립회원국에 참여하며 AIIB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막상 협상 결과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사회 상임이사 자리도 따놓은 당상이어서 부총재 자리만 확보하면 금상첨화다. 부총재 자리는 아직 예측을 불허하지만 미국과의 가교역할을 우리나라가 할 수 있다는 점에 정부는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AIIB는 지난해 10월 설립 초기 21개에 불과했던 동참 국가가 최근 57개까지 늘어나며 그 위상이 달라졌다. 미국·일본·캐나다를 제외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G7 국가도 예비창립회원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도와 러시아, 호주 등 역외 주요국들마저 참여를 선언했다. 당초 '넘버2' 지위 확보가 점쳐졌지만 경제규모가 큰 주요국들이 참여하면서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실제 최 부총리는 아울러 워싱턴D.C.에서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과 만나 "AIIB 협상과정에서 한국의 이해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하며 우려가 커지는 듯했다.

AIIB 설립과정에서 지분 확보가 중요한 것은 설립 이후 AIIB가 주도할 아시아 지역에서의 대형 인프라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지분율 크기보다 나라별 지분 순위에 관심을 두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분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지분을 더 갖고 있느냐에 따라 기구 내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공식적인 최종 협상이 22일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4위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러시아가 역내 국가로 분류됐지만 역내국가와 역외국의 지분율을 75%대 25%로 규정하면서 얻어낸 결과다. 독일, 영국 등 역외국가는 지분율 30%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우리 대표단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해 역내 지분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한국이 실리를 얻을 수 있는 상근 이사직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면서 이번 AIIB 대표단이 성공적인 협상을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대표단은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지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한국이 이사직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무국 부총재 자리를 확보하고 AIIB내 한국 직원을 많이 파견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는 관측이다.

부총재 자리의 경우 유럽 국가들과 인도, 러시아 등이 경쟁상대로 꼽히고 있지만 한국이 미국과의 가교 역할을 강조한다면 이 직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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