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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 '밖으로 도는' 北 김정은 형제들의 운명

최고지도자 외 다른 남성 형제들은 핵심 권력 차지한 선례 없어
김정철, 김정남 등 해외서 자유로운 행보 잇따라 목격돼…선대 때와 차이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5-05-23 09:30 송고
편집자주 북한의 수도인 평양은 서울에서 약 200km가량 북쪽에 위치해 있다. 차로 달리면 3시간 가량이면 도달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그렇지만 남한 사람들 중 "평양은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많지 않을 것이다. 남북 간 정보의 단절은 분단 70년 동안 전혀 이어지지 않고 있다.

평양의 일상생활부터 북한 김씨 일가 통치에 숨겨진 방정식 까지 그간 쉽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북한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돋보기가 됐으면 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형인 김정철로 보이는 인물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릭 클랩튼의 콘서트 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출처: TBS 보도 화면 캡처> © News1 2015.05.21/뉴스1 © News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형인 김정철로 보이는 인물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릭 클랩튼의 콘서트 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출처: TBS 보도 화면 캡처> © News1 2015.05.21/뉴스1 © News1

지난 21일 이었습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형으로 알려진 김정철이 영국 런던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방송사인 TBS가 김정철로 추정되는 인물이 여성 수행원의 수행을 받으며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에 나타난 화면을 공개한 것입니다.
화면 속 인물의 얼굴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1년 역시 싱가포르의 에릭 클랩튼의 공연장에서 목격된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과 헤어스타일은 많이 닮은 것이 사실입니다.

정보 당국은 이번 김정철 추정 인물에 대해 정확한 사실 확인을 해주진 않았습니다. 다만 일본의 TBS 방송이 이따금씩 해외에서 목격되는 김정철이나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의 행보를 면밀하게 뒤쫓는 방송사로 유명해 이번 보도도 꽤 신빙성이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러나 역시 주목받는 부분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형제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외국을 드나들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런 궁금증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자 형제들이 겪어야 했던 역사를 보면 일면 풀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당 비서나 현재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등 '백두 혈통'의 여성 권력은 허용하면서도 최고지도자의 남자 형제들에게는 권력을 허용하지 않아왔습니다.

외모적으로 닮을 수 밖에 없는 친형제들이 '유일 태양'인 최고지도자의 옆에 서는 것과 그들이 혹여 부하 간부들에게 더 많은 신임을 얻게 될 경우를 경계한 조치입니다.

심지어 김정일과 후계자 권력을 다투다 밀려난 이복동생 김평일은 199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폴란드와 체코에서 외교관 생활만 하며 북한으로 들어가지 않는 사실상의 유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조금은 다른 양상입니다.

한때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설이 유력했던 김정남은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에, 9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정남은 당시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의 신분을 자유롭게 밝히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외국 생활에 있어 북한 당국의 견제가 심했다면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일 겁니다.

1971년 생인 김정남은 김정은의 집권 후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 2013년 처형된 장성택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었다는 설(說) 등으로 인해 신변위협설이 제기됐으나 오히려 김정은 시대 들어 더 자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정남이 오히려 북한의 외화벌이와 관련된 일에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1981년 생으로 알려진 김정철의 경우엔 김정남에 비해서 그 모습이 노출된 경우가 없었습니다. 2011년 싱가포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정은 집권 전인 2월이었기 때문에 이번 '런던 나들이'가 사실일 경우 김정은 집권 후 김정철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 됩니다.

김정철은 또 김정남과 달리 평양에 체류하며 끊임없이 권력에 개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정철이 북한 고위급 자제들과 구성한 '봉화조'라는 이름의 모임입니다.

봉화조는 김정은 권력 수호를 위해 물밑에서 활동하면서 비공식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정보 당국은 '봉화조'의 실존 여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봉화조'라는 이름도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세력도 조직적 구성을 통해 어떤 일을 집행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김정철의 해외 행보가 이복 형제인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그가 권력의 중심과 멀어져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애릭 클랩튼의 '광팬'인 김정철은 또 유약한 성격으로 인해 애초에 승계 구도에서 밀려났다는 설도 유력하게 제기된 바 있어 앞으로도 대대적인 공개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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