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간첩 몰린 '복면' 5·18 시민군 "북한군이라니, 책임 묻겠다"

임성택씨 "목숨걸고 민주주의 지켰는데, 지만원씨 각오해야"
5·18역사왜곡대책위, 명예훼손 등 혐의 고소장 제출 예정

(광주=뉴스1) 윤용민 기자 | 2015-05-16 09:00 송고
5.18 당시 복면을 쓴 시민군 사진의 주인공인 임성택씨는 15일 광주 남구 자신의 집에서 자신은 북한군이 아니라며 당시 자료들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2015.5.15/뉴스1 © News1 윤용민 기자
5.18 당시 복면을 쓴 시민군 사진의 주인공인 임성택씨는 15일 광주 남구 자신의 집에서 자신은 북한군이 아니라며 당시 자료들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2015.5.15/뉴스1 © News1 윤용민 기자

"목숨걸고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에게 북한군이라니…"

1980년 5·18 민중항쟁 당시 군용지프에 복면을 쓰고 광주 도심을 순찰해 지만원씨를 비롯한 일부 극우세력이 '간첩'이라고 주장했던 인물들이 '시민군'으로 확인됐다.
복면을 쓴 사진의 주인공으로 당시 5·18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임성택(52)씨는 지만원씨에 대한 강력한 법적대응 의지를 내비치며 울분을 토로했다.

임씨는 15일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복면 쓴 인물의 손모양을 보면 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기능공으로 일하다 왼쪽 새끼손가락 끝마디를 잃었는데 사진을 자세히보면 그 모양이 나온다"며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체가 나뒹구는 거리, 임산부가 총에 맞아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장을 했다"며 "그런 우리를 보고 북한군이니, 불순분자니 말하는 지만원에 대해 이번에는 확실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지만원씨는 인터넷과 강연 등에서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군용 지프에 타고 있는 복면 쓴 시민군 사진을 근거로 든 바 있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내에서 순찰중인 5.18 시민군 임성택씨(오른쪽)의 모습.(광주시 제공) 2015.5.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내에서 순찰중인 5.18 시민군 임성택씨(오른쪽)의 모습.(광주시 제공) 2015.5.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임씨는 "사진이 찍힌 날은 5월 25일로 기억하고 있다"며 "당시 계엄군의 동태를 살피러 갔다가 만난 한 외신기자가 허락을 구하고 우리를 찍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 사진을 찍은 기자가 바디랭기지로 복면을 벗어달라고 했는데, 신원을 노출하고 싶지 않아서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복면을 처음에 쓰게 된 계기는 최루탄 때문"이라며 "당시 거리는 치약과 마스크가 없이는 눈이 매워 다닐 수가 없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지만원씨는 그 사진을 보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같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각오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역사왜곡대책위는 5·18기념재단, 5·18구속부상자회 등 관련 단체와 함께 일부 극우 보수논객들이 간첩이라고 지칭한 임씨 등 '복면' 5·18 시민군 9명의 행방을 확인했다. 

대책위 측은 이들의 5·18 당시 행적 등을 근거로 지만원씨 주장에 대한 형법 위반 증거자료를 수집한 상태로 조만간 지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지만원씨는 5·18역사왜곡과 관련한 피고소 사건에서 2003년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 2012년 무죄, 2013년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은 바 있다.


salch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