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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들의 '면세점 전쟁'…정용진·김승연 파격행보 '주목'

신세계, 명품관을 면세점으로…"정용진, 승부걸었다"
한화, 강남도 강북도 아닌 '여의도'…김승연 회장의 파격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5-17 08:00 송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News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News1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이 그룹 오너들간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확산되는 등 과열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이 내세운 후보지 중 두 곳이 눈에 띄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그룹과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이 후보지로 내세운 곳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주로 기존 운영하던 백화점이나 쇼핑시설의 일부를 활용해 면세점을 꾸리겠다는 것과 달리 신세계와 한화는 파격적인 후보지를 선정했다.
◇신세계, 명품관을 면세점으로…"정용진, 승부걸었다"

신세계는 시내면세점 경쟁을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였다. 신세계는 그동안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면세점이 약했다. 하지만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후 김해공항, 인천공항에 차례로 입성하면서 확장세를 탔다. 만약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까지 획득하면 면세점 사업 성장은 더 가속될 수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면세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허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신세계가 100% 출자해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면세점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했다. 이어 5월 들어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세계디에프의 자본금을 100억원으로 늘렸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만큼 충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놓겠다는 의도다.
정 부회장과 신세계가 이번 시내면세점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후보지 선정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의 역사이자 신세계를 고급스러운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것이다. 1만8180㎡(5500평) 규모의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꾸미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후보지를 발표한 날 신세계와 이마트가 삼성생명 주식을 300만주씩 600만주를 매각했다. 이 역시 시내면세점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일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매각대금은 6500억~7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시내면세점을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특히 본점 본관을 전부 면세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보면서 정 부회장이 이번 프로젝트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한화, 강남도 강북도 아닌 '여의도'…김승연 회장의 파격

시내면세점 이슈가 불거진 이후 후보지로 언급된 지역은 주로 강남이냐, 강북이냐 정도였다. 강북은 동대문부터 명동에 이르기까지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반대로 강남은 아직 관광객은 강북에 비해 밀리지만 면세점이 많지 않고, 앞으로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택은 강남도 강북도 아니었다. 한화그룹이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한 곳은 여의도였다. 한화갤러리아는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여의도 63빌딩을 내세웠다.

사실 여의도는 강남이나 강북과는 쇼핑이나 관광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지역이다. 하지만 63빌딩은 다르다. 오랜 시간동안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 온 건물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그만큼 관광이나 쇼핑을 위한 환경도 좋다.

한화는 기존 시설들을 보완해 쇼핑을 위한 면세점이 아닌 관광형 면세점을 꾸밀 계획이다. 면세점 9900㎡ 내외의 규모에 63빌딩 내 쇼핑, 엔터테인먼트 및 식음시설 2만6400㎡ 내외의 면적을 연계해 63빌딩을 컬처 쇼핑 플레이스(총 3만6000㎡ 내외)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아쿠아리움을 새단장하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완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성향을 보면 후발주자가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가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연초 유통 등에 중요성을 강조한만큼 김 회장과 한화그룹 역시 시내면세점에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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