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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표인봉'을 아세요?" 단통법 비웃는 불법보조금 등장

비공개 SNS로 가입자모집…'표인봉' 등 다른 용어로 지원금 설명
'폰파라치' 등 피하기 위해 "실명 공개하거나 신분증 복사해 인증"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5-05-14 14:27 송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에서 불법으로 지원금을 제공하며 영업 중인 판매점들. © News1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에서 불법으로 지원금을 제공하며 영업 중인 판매점들. © News1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이후 불법 보조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일부 휴대폰 판매점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을 웃도는 보조금을 지급하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휴대폰 판매점과 도매상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새 휴대폰을 구입하면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마케팅으로 이동전화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가입조건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안내는 모두 SNS '밴드'를 통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밴드 내에서 밴드찾기를 통해서 '버스폰' 혹은 '휴대폰' 등을 검색하면 다수의 비공개 밴드가 검색된다. 이 중 한곳은 900여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밴드 관리자는 "이곳은 OO지역의 여러업체 가격정보를 회원들끼리 공유하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관리자는 정상가로 휴대폰을 개통해준 뒤 해당 가입자의 계좌로 현금을 지급하는 '페이백' 영업 현황을 날씨에 비유해 소개하기도 했다. 페이백이 많이 풀리면 '날씨가 맑다' 혹은 '쾌청'이라고 표현하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빙하기', '흐리다' 등으로 불렀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페이백을 자음 초성이 같은 '표인봉'으로 지칭하거나 '별사탕', '현아'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들어 페이백으로 3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면 '표인봉 30개', 혹은 '별사탕 30개'라고 부르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페이백이라고 대놓고 표현했다가 폰파라치나 방통위에 신고당하면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면서 "요즘에는 표인봉 외에 신라면, 현아, 별사탕 등 지원금과 전혀 무관한 단어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별칭을 사용하며 불법 지원금을 음성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망에 걸리기 쉽지 않다. 판매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밴드 가입시 신분증 사본이나 명함 등을 보여줄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무나 가입 요청해도 다 받아줬지만 요즘은 방통위 단속이 심해져서 믿을 만한 사람이나 신분을 증명한 사람에게만 밴드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밴드를 노리는 폰파라치들도 등장하고 있다. 거의 마진없이 페이백을 지급하는 곳 때문에 손님을 빼앗긴 일부 판매점 직원들이 고객을 가장해 밴드에 가입한 뒤 폰파라치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통사 대리점 한 관계자는 "10여명 중심으로 소규모로 불법 페이백을 지원했다가 신고를 당해서 벌금 2000만원을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표인봉'이나 '별사탕' 등으로 표현한 페이백을 실제로 주지 않고 이른바 '먹튀'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 개통시 불법 지원금 '별사탕'을 30개 주겠다고 소비자를 현혹한 뒤 몇달 뒤에 진짜 별사탕을 택배로 보내는 것이다. 페이백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보상받을 수 없다는 허점을 노린 사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불법 지원금이 판을 쳤다면 지금은 비공개 SNS로 이동해 점점 소규모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방식이면 당국이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고 결국 불법 지원금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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