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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잔혹동시 논란…“정신과 상담 필요” vs “부모에게 배운 탓”

(서울=뉴스1) 이준형 인턴기자 | 2015-05-07 11:13 송고 | 2015-05-07 17:17 최종수정
동시집 ´솔로강아지´에 수록된 ´학원 가기 싫은 날´
동시집 ´솔로강아지´에 수록된 ´학원 가기 싫은 날´

잔혹성 논란을 빚고 있는 동시집 '솔로강아지’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3월 출간된 '솔로강아지'는 초등학생 A양(10)이 직접 지은 시를 모은 개인 동시집이다. 하지만 최근 이 시집에 수록된 동시 '학원가기 싫은 날'의 잔인한 발상과 표현이 알려지며 큰 파장이 일었다.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머리채를 쥐어뜯어 / 살코기로 만들어 떠먹어 / 눈물을 흘리면 핥아먹어 /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 가장 고통스럽게”(학원가기 싫은 날)

특히 시와 함께 수록된 삽화에는 피 범벅이 된 채 사람의 장기로 보이는 것을 먹고 있는 한 여자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어 충격을 배가시켰다.

# 아이에게 심리검사가 필요합니다

beeone "사이코패스를 출판사에서 육성하네."
instar**** "아니 책을 낼 게 아니라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거 같은데."
chick**** "저거 아이 심리검사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저게 정상적인 초등학생이 쓴 내용이라니 충격적입니다."
ansgud**** "헐 보자마자 충격. 출판사도 제정신? 저런 삽화까지 그려 넣어 주셨네. 와 진짜 출판사가 제일 미친 것 같다."
zepzep**** "저런 시를 쓴 꼬마도 어이없고, 저런 시를 출판하게 허락한 엄마도 어이없고, 저런 시를 좋게 평가하며 삽화까지 넣어 출판한 출판사도 어이없고 다 어이없음."
논란이 확산되자 '솔로강아지' 동시집을 펴낸 B출판사는 5일 자사의 인터넷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동시집에 대한 전량 폐기 결정을 알렸다.

B출판사는 사과문에서 "해당 동시집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해당 동시집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는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독자에게 파급되는 영향력을 더욱 깊이 숙고하면서 신중하게 책을 출간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양의 부모 측은 책 회수에 강하게 반대하며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솔로강아지' 회수 및 폐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A양의 아버지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의 내용과 삽화가 자극적이라면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주의 문구를 넣거나 비닐 포장을 씌우는 방법이 있다"며 "딸이 쓴 내용이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부분인데 폐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아이의 시를 시로 본 것이고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학원 가는 것을 싫어하는데 보내는 게 맞는지, 아이들의 이야기가 뭔지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부모가 사이코패스군요

straw**** "이제 보니 부모가 사이코패스군요."
sm**** "부모 심정 어떻겠냐는 개소리를 댓글로 단 제가 반성합니다."
moory**** "저 학부모는 오히려 주목받아서 더 신난 듯. 천재를 대중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겠지."
gegg****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주의 문구를 넣거나 비닐 포장을 씌우는 방법이 있다라니? 미치신 듯."
sekem**** "학원가기 싫은 세상 모든 열살 애들이 다 엄마 눈 파먹고 살점 떠먹고 이빨 뽑고 심장 파먹어 죽인다는 시를 쓰진 않아요."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 트위터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 트위터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솔로 강아지' 방금 읽어 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며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소신을 밝혔다.

진 교수는 이어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 치사함, 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어미, 아비한테 배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잔혹 동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시를 작성한 초등학생을 향한 공포와 걱정 어린 시선을 비롯해, 부모에 대한 자성과 출판사의 무책임을 지적하는 의견이 뒤섞여 많은 논쟁을 양산하고 있는 것. 그중 한 누리꾼의 견해가 눈에 띄었다.

d331**** "아이들이 천진난만하지 않은게 아니라 그리 만들고 가르친 어른들이 반성해야 한다. 왜저리 잔인한 시가 태어났는지 어린이들에게 보여줄게 아니라 어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시는 마음의 표현인데 잔인하게 만든게 누구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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