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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유통가, 중국 '노동절'은 있고 일본 '골든위크'는 없다

롯데호텔서울 투숙객 일본인 10% 줄고, 중국인은 7% 증가
백화점도 중국인 겨냥 마케팅, "지나친 유커 의존은 경계해야"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5-01 07:30 송고
2015.04.30/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2015.04.30/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노동절'은 있지만 '골든위크'는 없다.

중국과 일본이 5월 초 나란히 황금연휴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 호텔·유통업계의 관심이 온통 유커(중국인 관광객)로만 쏠리고 있다.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때문이다.  

1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서울의 4월 말 5월 초 기간 예약객 중 일본인은 전년 동기대비 10% 감소한 반면, 중국인은 7% 가량 증가했다. 지난 2월 중순 춘절기간에도 일본인 투숙객은 7% 감소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7% 증가했다. 매년 4월말과 5월초는 중국은 노동절, 일본은 골든위크로 부르는 황금연휴 기간이다. 올해의 경우 4월30일부터 5월 4일까지 연휴인 노동절은 춘절, 국경절과 함께 중국의 3대 연휴로 꼽힌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중국인 투숙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인은 2012년 정점 이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며 "특급 호텔은 일본인 투숙객의 비중이 워낙 커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인의 빈자리는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웨스틴조선, 플라자 등 국내 특급 호텔 대부분은 일본인 투숙객은 줄어들고 중국인 관광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투숙객은 주로 중저가 호텔을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개별 자유여행객이 늘면서 중국인 손님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백화점에도 중국인 관광객은 점점 귀한 손님이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2014년 중국인 매출은 전년비 70% 신장했다. 내국인을 포함한 본점 전체 매출에서도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2%나 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7일부터 백화점 업계 최초로 본점·잠실점·에비뉴엘월드타워점 등 유커가 많이 찾는 7개 점포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유커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4년 1월말에서 2월초 사이에 있었던 춘절 기간 중국인 매출은 전년 춘절 기간 대비 156% 증가했다. 지난해 4~5월 노동절에도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었다. 그해 10월 초 국경절때에는 63%의 신장률을 보였다. 신세계는 본점 하늘정원에 야외 특설무대를 만들고 유커들을 위한 넌버벌 뮤지컬 '비밥'을 1일과 2일 선보이는 등 체험형 마케팅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VIP관리 프로그램을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12년 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인 관광객의 비중이 높았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정 반대로 바뀌었다"며 "외국인 대상 판촉행사는 대부분 씀씀이가 큰 중국인을 대상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외국인 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정도인 반면 일본인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인 관광객은 최근 3년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2~3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351만명, 중국인은 283만명으로 일본인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3년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21.9% 가량 줄어든 274만명에 그친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52.6%가량 증가한 432만명이 찾아 역전됐다. 일본인 관광객은 2014년에도 228만명에 그쳤고 중국인 관광객은 3배 수준인 612만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유커 전체의 44.5%인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36.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인 관광객은 5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일본의 해외여행객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엔화 약세와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월 출국한 일본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23만8000명으로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는 비중이 커진 중국인 관광객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향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감안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나치게 중국과 일본인에 기대고 있는 관광산업 특성상 관광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여타 국가 해외여행객 비중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일본의 경우 올해 1분기 92만명의 유커가 찾았지만 전체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4%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커가 전체의 44.5%나 되고, 일본인 관광객 비중 15.6%까지 더하면 두 국가의 비중이 전체의 60.1%에 달한다. 

특히 이웃 일본의 엔저 영향으로 점점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문이다.

중국에서 1월에 발급된 방일 비자는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일본의 면세점 매출도 대폭 상승해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의 올 1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3배 늘었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노동절은 전년비 65%나 증가한 8만3000여명의 유커가 우리나라를 찾았지만 올해는 전년보다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외국인 여행객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 "황금연휴"인 노동절 연휴를 맞아 3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통해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4월30일~5월4일)에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은 전년동기보다 20.6% 늘어난 1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4.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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