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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강진] 고대 지각판의 충돌…"예상된 재앙 올 것이 왔다"

계속된 지각판 이동에 약 75년 주기 지진 발생
"카트만두시 전체가 남쪽으로 약 3m 이동했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5-04-26 13:48 송고 | 2015-04-26 20:38 최종수정
약 2500만년 전 발생한 두 지각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형성된 히말라야 산맥. © AFP=News1
약 2500만년 전 발생한 두 지각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형성된 히말라야 산맥. © AFP=News1


25일 네팔을 진원으로 한 7.8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19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지진의 원인은 고대 지각판들의 충돌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질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원인은 인도와 네팔 사이의 국경을 따라 균열이 형성돼 있는 두 거대한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인도판은 원래 고대 남반구 땅 전체를 아우르던 초대륙인 곤드와나의 일부였다가 약 9000만년 전의 백악기 후기에 이 대륙의 분열과 함께 떨어져 나오며 북진을 시작했다.

인도판은 신생대 에오세 때인 약 5500만~5000만년 전에 약 2000~3000km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곤드와나 대륙의 다른 지각판들에 비해 두께가 절반 정도에 불과해 이동 속도가 빨랐다.

마침내 약 2500만년 전 거대한 섬이던 인도 대륙이 판의 급격한 움직임에 휩쓸려 아시아 대륙과 충돌했다. 이때 지형이 솟구치며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 고원이라는 조산대가 형성됐다.
이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돼 매년 3.8~5.0cm씩 마주보고 이동 중이다. 이로 인해 히말라야 산맥의 고산들도 더욱 위로 솟구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진 전문가들은 수십년 전부터 네팔의 카트만두가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이번 지진도 판구조론으로 볼 땐 불가피한 현상이다.

◇ 네팔 지역, 약 75년 주기로 대지진 발생

미국의 비영리 지진 연구단체인 지오헤저드 인터내셔널(GI)에 따르면 네팔 지역에선 약 75년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한다.

약 81년 전인 지난 1934년엔 규모 8.1의 지진이 에베레스트에서 남쪽으로 약 9.6km 떨어진 네팔 동부지역을 강타해 약 1만여명이 사망했다. 또한 1988년엔 같은 지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약 1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GI의 설립자인 브라이언 터커 대표에 따르면 GI는 지난 1990년대에 1934년 규모의 지진이 재발할 경우 사망자는 약 4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지역으로의 이주민 유입 증가와 부실한 건물들의 붕괴도 한 몫 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GI는 "카트만두는 연간 인구 증가율이 6.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지닌 도시 중 하나다"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150만 시민들은 심각하고 점증하는 지진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낮은 진원지·부드러운 토양도 피해 규모 증폭

카트만두 북서쪽에서 발생한 지진은 진앙이 지하 14.5km 지점으로 지표상과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지표면이 더욱 크게 흔들려 피해 규모를 늘렸다. 규모 7.8은 1984년 기록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네팔 지역의 지진 내력을 연구해온 로저 빌햄 콜라라도대 지질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이번 지진에선 흔들림이 1~2분간 이어졌고, 지각판들의 균열 부분이 지진대를 따라 약 3m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균열 부분은 약 120.7km 길이로 늘어져 있고 이를 따라 형성된 지진대는 카트만두 지하를 관통하고 있다.     

빌햄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카트만두시 전체가 남쪽으로 약 3m 이동했다"고 말했다.

카트만두 북동부 지역 대부분에선 규모 6.6의 여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향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빌햄 교수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터커 대표는 카투만두와 이 도시를 둘러싼 계곡이 고대에 형성된 마른 호수 바닥 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역의 토양은 대단히 부드럽고, 이 때문에 지진 운동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의 산들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지진으로 인해 에베레스트에서 일어난 산사태의 원인이 됐다. 

◇ 향후 지진 위험 지역은 터키 이스탄불

치명적인 지진이 예상되는 지역에 위치한 도시는 카트만두 외에도 더 있다.

터커 대표에 따르면 이란의 테헤란, 아이티공화국, 페루의 리마, 인도네시아의 파당 등도 모두 지진 취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도시가 위치한 지역에선 지각판 균열 부분이 계속 긴장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이에 비해서 이들 지역의 건축 규정과 지진 대비책은 부실해 보인다. 

지진 취약 지역은 또 있다. 지난 76년 동안 터키 북부의 지각판에서도 균열을 따라 연쇄적으로 지진이 발생했다. 지각 운동은 터키 동부에서 시작해 서쪽의 이스탄불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지난 1999년엔 이스탄불 동쪽의 이즈미트 지방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약 1만7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향후 대지진의 진앙지로 거론되는 유력한 지역은 이스탄불 부근이다.  

터커 대표는 "이스탄불은 건축 규정을 강화해온 지역이다"며 "이는 적절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a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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