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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어려워 폐업"…'먹튀' 몰렸던 헬스장 대표

회원 이전작업 소문 퍼져 급히…헬스기구 압류에 이행강제금까지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5-04-13 17:06 송고 | 2015-04-14 08:50 최종수정
회원 1000여명을 보유했던 서울 동대문구의 한 헬스장이 폐업해 문이 닫혀 있다. © News1 박응진 기자
회원 1000여명을 보유했던 서울 동대문구의 한 헬스장이 폐업해 문이 닫혀 있다. © News1 박응진 기자

회원 1000여명 규모의 대형 헬스장을 운영하던 대표가 돌연 폐업을 하는 바람에 회원들로부터 '먹튀'로 몰렸다가 경찰수사를 통해 누명을 벗게 됐다.

    

14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동대문구의 S헬스장 회원 30명은 지난해 말 "헬스장 대표가 폐업을 하면서 회비 등을 돌려주지 않고 도망갔다"며 헬스장 대표 송모(40)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인들은 S헬스장이 할인문자를 보내 회원들을 모집하고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갑자기 폐업한 후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적게는 21만5000원에서 많게는 480만원까지 총 12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실제로 S헬스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회비 24만원, 선착순 100명' 등의 할인문자를 보내 회원들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업은 지난해 11월25일 이뤄졌다.

    

회원들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됐다. 근처 헬스장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만 받았을 뿐 폐업 경위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한 상황이었다.

    

당시 회원들 사이에서는 S헬스장이 지자체로부터 체육시설업 허가를 받지 않고 운동기기 판매업으로 허가를 받아 불법적으로 운영돼왔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S헬스장이 먹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송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폐업 경위를 따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찰조사 결과 송씨는 오히려 헬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행강제금 등 거액을 지불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지난해 8월18일 이 헬스장을 전 대표로부터 무상으로 인수하다시피 했다. 영업이 잘 되지 않자 전 대표가 송씨에게 헬스장을 헐값에 넘긴 것이다.

    

헬스장 운영은 송씨의 인수 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헬스장이 있는 건물의 주차장 이용요금은 인상됐고 헬스장 지분을 가진 수분양자들은 헬스기구 등에 압류를 걸었다. 압류는 전 대표가 풀어주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소문처럼 퍼졌던 무허가 헬스장도 사실로 드러나 송씨는 이행강제금 5000만원을 대신 물게 될 상황이 됐다.

    

궁지에 몰린 송씨였지만 그는 회원들이 근처 헬스장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이전작업을 완료한 후 폐업을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회원들 사이에서 "헬스장이 망한다"는 소문이 퍼졌고 일부 회원들이 헬스장에 항의를 하러 오는 바람에 송씨는 급하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회원들의 항의로 헬스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이에 따른 소란에 주변 헬스장에서도 회원들을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송씨의 변제 노력으로 현재까지 회원들은 1800만원의 카드환불을 받았고 일부 소액은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또 다른 회원 250명은 근처 헬스장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송씨가 앞으로도 세금 등으로 내야할 추가 비용은 최소 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헬스장 인수 후 할인문자 등을 보내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관행"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폐업을 하니 회원들 입장에서는 먹튀로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분양자들이 헬스장에 대해 수차례 압류를 걸어오는 상황에서도 송씨는 회원들에게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먹튀라면 이익이 있어야 할텐데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송씨와 그에게 명의를 빌려줬던 정모(39)씨 등 2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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