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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KBS ‘일베기자’ 정식 임용…공영방송의 위기? 표현의 자유?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 2015-04-02 15:08 송고
KBS가 1일 '일베 기자'를 정식 임용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 163호)
KBS가 1일 '일베 기자'를 정식 임용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 163호)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활동으로 논란을 빚은 KBS 수습기자가 정식 임용됐다. KBS는 1일 해당 수습기자를 취재 제작 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일반직 4직급)으로 파견 발령 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공영방송 KBS는 일베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국민들에게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여성을 비하하고 특정지역을 폄하하는 일베 기자와 KBS가 데자뷰 되면서 KBS 전체 얼굴에 먹칠을 하는 꼴을 경영진은 자초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대현 사장은 공적가치를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KBS에 일베 기자를 정식 임용함으로써 KBS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더 이상 그런 사장과 함께 공영방송의 길을 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관련 기사에는 경악을 금치 못한 누리꾼들의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누리꾼들은 일베 기자를 정식으로 채용한 KBS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 당장 해고해라

dosp**** 헐 기자가 일베라니… 당장 해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perr**** 공영방송인 줄 알았더니 그냥 X병신(KBS)이었네.
ezi0**** 무슨 약을 먹었길래 일베를 채용하지? KBS 요새 힘든가 보다.
flsk**** 세상에 인재가 그렇게 없어서 저런 녀석을 기자로 채용하나? 사장도 임원진도 제정신이 아니다.
또한 KBS가 공영방송을 자처하며 국민들의 수신료로 운영을 해왔던 만큼, KBS에 대한 실망도 느껴졌다. 일베는 그동안 세월호 희생자와 광주를 비하하며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빚은 커뮤니티로, 지난해에는 일베 회원이 한 토크 콘서트에서 독극물 테러를 벌여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극단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커뮤니티의 회원이 공정방송을 지향하는 KBS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 공영방송의 위기

youy**** 저런 데 쓸 거면 내 수신료 토해내라. 일베 기자한테 줄 돈은 없다.
ccoy**** 공영방송 신뢰도가 바닥이 되겠군.
cdf0**** KBS가 갈 데까지 가는구나. 수신료가 아깝다.
pang**** 국민 수신료를 일베충한테 주는 건 국민 모독이다.

KBS PD협회와 KBS기자협회 등 각 협회 직원들이 30일 낮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가진 일베 수습기자 임용 결사반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KBS PD협회와 KBS기자협회 등 각 협회 직원들이 30일 낮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가진 일베 수습기자 임용 결사반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일베 기자의 임용을 인정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그들은 일베 활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기회를 박탈당한다면 그 사회는 배타적이고 비민주적인 사회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베도 한국사회 구성원의 일부이므로, 사회 다양성을 고려했을 때 '일베 기자'의 존재는 이상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 표현의 자유 억압

dleh**** 단순히 생각이 다른 것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gomd**** 일베를 한다는 사실만으로 사회생활에서 배제되는 모습이 일베와 다를 바 없구나.
wjdg**** 일베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일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국 근처에도 못 가 본다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yoro**** 특정 사이트 유저라고 기자가 될 수 없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같은 논리라면 좌편향된 사이트의 유저 역시 기자로 채용되선 안 되는 거 아닌가.

반면 여성비하·지역차별적 발언은 표현의 자유에 속하지 않는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KBS PD협회 안주식 회장 역시 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베라는 사이트에서 회원으로 ‘가입했다’, ‘안 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마 방송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여성비하적이고 지역차별적이고, 뭐 쌍욕이 포함된 폭력적인 언어였다"라며 발언이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 여성비하·지역차별이 표현의 자유?

alcl**** 표현의 자유가 니들 망상까지 포용하지 않는다. 
im_i**** 일베가 왜 보수냐? 사회·전통·가치관·도덕·예절 다 무너뜨리는 놈들이지. 보수 무시하지 마라.
jsk7****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비유하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홍어에 비유하는 건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hanm**** 타인에 대한 모독적 행위를 강요하고 용인하는 말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 아니다.

한편, KBS 기자협회·PD협회 등 11개 협회는 2일 오전 '조대현 사장에게 드리는 공개 제안서'를 통해 공개된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이번 채용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11개 협회는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장에 대한 불신임, 불복종 운동에 돌입할 것을 경고해 향후 KBS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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