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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삼성-LG, 모든 법정다툼 종지부 찍은 까닭은?

세탁기 파손분쟁 등 5건의 소송중단 '합의'..."최고경영진의 대승적 판단"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5-03-31 15:05 송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송을 진행한 파손 세탁기© News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송을 진행한 파손 세탁기© News1 


삼성과 LG가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까지 두 회사는 3건의 법정다툼을 벌였다. 소송건수로는 5건에 이른다. 세탁기 파손의 책임공방을 따지는 분쟁을 비롯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유출을 둘러싼 다툼 그리고 시스템 에어컨 정보유출건 등이 그것이다. 
삼성과 LG는 민사 사건에 대해 일괄 고소를 취하하는 한편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해 선처를 구하기로 합의했다. 탄원서가 바로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사법부가 이를 취하할 수 있도록 두 회사가 모두 노력하기로 했다.

31일 소송취하를 전격 합의한 두 회사는 합의 배경에 대해 "대승적 차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가전회사가 불필요한 소송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도 흠집을 남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LG, 3사건에 5건의 소송 모두 취하키로 

삼성과 LG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삼성디스플레이(대표 박동건)와 LG전자(대표 구본준)·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는 공동명의의 합의서까지 공개하며 법적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로 했다.
삼성과 LG는 현재 3가지 사건에 대해 5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형사 사건이 대부분이지만 협력업체나 상대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소송도 포함돼 있다. 양측은 관련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형사소송의 경우 탄원서를 제출해 사법 당국의 선처를 구하기로 했다.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다툰 사건은 이른바 '세탁기 소송'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조성진 사장 등 임직원들이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기간중 시내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측은 통상적인 테스트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조성진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을 재물 손괴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독일과 한국 사법당국에 고소했고 한국검찰은 조 성진 사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재판을 진행하는 상태다. LG전자도 삼성전자 측이 관련 증거를 훼손했고 명예 훼손 혐의가 있다며 맞고소를 한 상태다. 

OLED 특허 기술을 둘러싼 분쟁도 양측이 공방을 펼쳤다. OLED 기술유출은 두고 양측이 서로 상대방에 고소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0년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를 통해 장비 구매에 대한 약속을 하고 기술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5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거꾸로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기술을 빼냈다는 사건도 있었다. LG디스플레이 임원과 협력업체 직원이 삼성디스플레이 전 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시스템 에어컨 사건은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상대로 형사 고발한 사건이다. 시스템에어컨에 대한 국책 과제 선정 과정에서 LG전자 임원이 평가위원회를 통해 삼성전자 자료를 빼낸 혐의를 받았다. LG전자 허모(53) 전 상무와 윤모 전 부장(44)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양측은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형사 소송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를 담아 탄원서를 제출하는 만큼 사법당국도 이같은 합의 정신을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LG관계자도 "엄중한 국가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겠다는 공감대에 따라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세탁기 싸움 6개월만에 타결…"최고 경영진 의지"

삼성과 LG는 세탁기 분쟁이 불거진지 6개월만에 전격적으로 모든 법적분쟁을 타결키로 했다. 그동안 법정 다툼이 국내외에 알려지며 이미지가 깎이는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

LG전자는 세탁기 소송으로 압수수색까지 받은 바 있으며 조성진 사장은 CES 출장을 앞두고 출국금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검찰 조사를 받느라 10시간 넘게 검찰에 출두하는 일도 있었다. 삼성 측도 관련 소송을 진행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더이상 불필요한 소송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내외에 퍼진 상황이다. 

양측은 앞으로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에도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전격적인 합의의 배경에 대해 양측은 '최고 경영진의 의지와 대승적 차원이란 점'을 강조했다. 

양측은 부회장 대표이사 명의의 합의서까지 공개했다. 합의서엔 "양측은 상호간에 진행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하고 관계당국에 선처를 요청하기로 했다"며 "사업수행 중 갈등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키로 했다"고 씌여 있다. 합의서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사장,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의 직인까지 날인했다. 

양측 관계자는 "양측 최고 경영진의 직인까지 날인한 것은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그만큼 반영됐다는 의미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고 소비자를 위한 제품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자는 대승적 결단을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LG 합의서 © News1
삼성 LG 합의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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