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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굳은 결심' 금연약속 지키고 계신가요?

담배 판매량 슬금슬금 늘어나...전자담배도 '시무룩' 금연클리닉도 '소강상태'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박승주 기자, 박소영 기자 | 2015-03-28 08:00 송고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진열대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진열대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새해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결심한 이들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담배를 안피우고 있을까. 업계별 반응 등을 살펴보면 담배를 다시 피우는 이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매해 흡연율을 그 다음해에 발표하기 때문에 지난 1월1일 담뱃값 인상 이후의 흡연율은 내년에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담배가 많이 팔리는 곳 중 하나인 편의점, 담배 대체재로 각광 받았던 전자담배 판매점, 금연클리닉 신청자 수 등을 통해 새해 금연 계획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 편의점 담배 판매량 서서히 회복…'증가 추세'

    

담뱃값 인상 3개월이 지난 현재, 1월 1주차와 비교해 각 편의점에서 판매된 담배량은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유통업체에 따르면 1월 1주차 담배 판매량을 100.0%로 가정했을 때 3월 3주차 판매량은 146.3%로 증가했다. 

    

1월 2주차(99.7%)와 2월 2주차(117.6%)는 판매량이 각각 전 주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판매량은 매주 5% 내외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에서도 3월 3주차(154%) 판매량은 1월 1주차와 비교해 54% 올랐다.

    

이곳의 판매량은 1월 2주차(111%) 때 올랐다가 3주차(100%), 4주차(96%)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5주차(110%)부터는 큰 변동 없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편의점의 경우 판매량은 전년 같은 주와 비교해 1월 1주차는 42.1% 줄어든 상태였지만 2월 1주차(-26.8%), 3월 1주차(-20.9%), 3월 3주차(-17.5%) 등까지 회복세다.

    

동시에 판매금액은 전년 같은 주와 비교해 1월 1주차는 23.5%가 줄어든 상태였지만 3월 3주차는 오히려 44.2%로 늘었다. 담뱃값 인상으로 판매량은 줄었지만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다른 편의점의 관계자도 "1월 대비 2월의 담배 매출수량은 11% 증가했고 2월 대비 3월 판매량은 12% 증가했다"며 "매출액도 각각 25%, 14% 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 안에 담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똑같은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새해 '방긋' 웃었던 전자담배…지금은 '시무룩'

    

최근 전자담배의 인기로 그 수가 크게 늘었던 전자담배 판매점들은 지금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초 한두달 동안은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금은 판매점 수가 너무 많아져 경쟁이 심해지고 연초로 다시 돌아간 흡연자 수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체감상 고객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하소연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박모(34)씨는 "올 초에 잠깐 반짝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장사가 잘 안된다"며 "잘 나갈 때는 30명 정도 매장을 찾았지만 요새는 10명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노원구 상계동 소재 판매점의 실장으로 있는 이모(29)씨는 "1월 2주 정도 반짝 장사가 잘됐다"며 "1월에만 매출이 3000만~4000만원 정도 됐는데 지금은 반토막 났다"고 말했다.

    

은평구 신사동 판매점의 오모(36)씨도 "작년 12월에서 올해 1월10일까지는 손님이 많이 찾아 장사가 잘 되더니 그 이후로는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고객이 줄어든 이유에는 올 초 전자담배로 갈아탄 이들이 다시 연초를 피우기 시작한 점과 판매점 수가 늘어난 점 등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강남구 역삼동 판매점의 점주는 "전자담배를 피우다가 다시 연초로 돌아간 분들도 많은 것 같다"며 "날씨가 좋으면 연초를 피우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오씨도 "담뱃값이 올랐다고 해도 요새는 전자담배를 많이 찾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점주는 "가게가 너무 많이 생겨서 치킨게임이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경기도 수원 팔달구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은 한 시민이 금연상담을 받으며 체내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하고 있다./뉴스1 © News1
경기도 수원 팔달구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은 한 시민이 금연상담을 받으며 체내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하고 있다./뉴스1 © News1

◇ "돈 때문에 끊었는데 스트레스 탓에 다시 흡연…"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결심했지만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된 배경에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회사원 최모(29)씨는 "같이 금연을 결심했던 사람들이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고 나도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며 "금액상승에 따른 부담감은 처음에는 크게 느끼다가 지금은 조금씩 아껴 피우자는 마음으로 담배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담배 경력 25년의 회사원 박모(51)씨는 "담뱃값 인상 소식에 숙원사업이던 금연을 하게됐다"며 "하지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긴장감 해소를 위한 대안을 찾지 못해 최근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담뱃값 인상으로 가계에 부담이 돼 대신 피우는 양을 반으로 줄였다"며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금연과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 중 나는 흡연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교직원 김모(30)씨도 "올 초에 담뱃값 인상과 관계 없이 금연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회사일 등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연초가 아닌 전자담배를 시작했고 지금껏 계속 피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 처럼 금연을 결심했다가 건강 등을 생각해 연초가 아닌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오모(27)씨는 "가격이 비싸다 보니 초기 비용이 좀 들더라도 전자담배 사서 피우기 시작했다"며 "기호에 맞게 피울 수 있어서 지금도 전자담배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전자담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다시 연초를 집어든 이들도 있었다.

    

연구원 김모(31)씨는 "올 초에 담뱃값이 올라서 2주 정도는 안 피우다가 전자담배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두 달 정도 지났는데 전자담배는 충전이 불편하고 고장이 잦아 결국 그냥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불평했다.

    

회사원 이모(41)씨도 "전자담배가 맛이 없어서 계속 다시 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일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다"고 말했다.

    

◇ 금연클리닉 신청은 '감소 추세'…"매해 반복 현상"

    

전자담배 판매점과 함께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붐볐던 금연클리닉도 올 초에 비하면 조금은 한가해졌다.

    

서울 시내 보건소 금연클리닉 관계자들은 1~2월에 비해 3월 들어 신청자 수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가 금연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강동구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3월이 1~2월보다 줄어든 상태이기는 한데 등록자 수만 본다고 하면 전년 대비 많이 증가한 상황"이라며 "소강상태이기는 하지만 3월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과 상관 없이 1월이 되면 금연을 새해 계획으로 세우는 사람들 때문에 매년 신청자 수가 급증했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특히 많이 증가했다.

    

강남구 금연클리닉의 경우 2013년 1월 500여명, 2014년 1월 500여명에서 올해 1월 1000여명으로 2배 정도 늘어났다.

    

한편 꼭 금연클리닉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금연에 성공한 '대단한' 사람들의 사례도 간간이 들려온다.

    

금연 한 달 째에 접어든 홍진휘(22)씨는 "담배를 계속 피울 만큼 돈이 넉넉하지 않아 금연을 결심했다"며 "계속 금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5년간 담배를 피웠던 회사원 신상웅(54)씨는 "금연의 이유는 첫째 나이 들면서 건강문제가 생길수 있을 것 같아 예방차원에서, 둘째는 담배를 피울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금연하다가 포기했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계속 금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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