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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진 의사 사회…전공의 10명 중 1명 성추행 피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전공의 1700명 조사
언어폭력 경험 비율 65.8%…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 10명 중 2명꼴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03-26 14:35 송고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News1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News1
국내 대표적인 엘리트 직종인 의사 사회에서 성추행, 강제 회식, 논문 도용 같은 비정상적인 일탈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총 5년간 수련을 받는 인턴, 레지던트를 지칭하는 전공의 10명 중 2명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최근 1년 사이에 자살 충동을 느꼈다. 10명 중 1명꼴로 성적 추행(행동), 10명 중 2명꼴로 성적 희롱(말)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해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전공의 1700명을 조사한 '2014년 전공의 수련 및 근로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련 중 불쾌한 성추행을 경험한 전공의가 9.2%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여성 19.3%, 남성 4.6%였다.

성추행 가해자는 교수 32.3%, 환자 30.7%, 상급 전공의와 동료·직원 각각 15%, 교수와 상급 전공의 둘 다 7.1% 순이었다.
성희롱 경험 비율은 17.6%였고 가해자는 교수와 환자가 각각 30.6%, 28.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언어적 폭력 경험 비율은 65.8%에 달했다. 신체적 폭행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22%나 됐다. 폭행 가해자는 환자가 36.9%로 가장 많았다.

교수와 지도전문의로부터 논문 사용에 대한 협박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1.5%가 그렇다고 답했다.

수련병원 근무 환경이 저출산 시대에 역행하고 있음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여성 전공의 중 법정 출산전후휴가 90일을 제대로 쓰는 경우는 전체 26.1%에 머물렀다. 30일 미만 밖에 쓰지 못한다는 응답도 15.1%에 달했다.

법정 출산전후휴가 일수가 지켜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43.5%가 병원의 암묵적 압박을 꼽았다. 병원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응답도 2.6%로 조사됐다. 자발적으로 휴가를 가지 않았다는 응답은 9.9%에 그쳤다.

평균 근무시간은 법으로 정해진 주당 80시간을 넘어선 88.2시간이었다. 수련 연차가 낮을수록 업무가 몰렸고 외과 계열 전공의들은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100시간에 달했다.

수련 1년차에 해당하는 인턴 절반 이상인 56.4%는 주당 100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 전공의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5.7시간에 불과했다.

이 같은 환경 등으로 인해 '최근 1년간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20.4%로 10명 중 2명꼴이었다.

의료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전공의는 의사이자 피교육자라는 지위적 특수성으로 인해 근무 환경에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며 "근무·교육 환경에 대한 근무 규정을 지속해서 조사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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